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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주의 워치블랙북] 전설의 시계 비화(祕話), 두 번째 이야기존 레논과 파텍필립 Ref. 2499

2017년 11월. 전설로만 남아있던 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가 세상에 등장하며 단숨에 200억원이라는 가격으로 세상에서 제일 비싼 손목시계의 타이틀을 갈아치웠다. 마니아들은 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의 가격을 뛰어넘으려면 이제 어떤 시계가 등장해야 할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다섯 가지 시계를 소개하려 한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채 세상 어딘가에 남아있는 전설의 시계들이자, 언제 등장해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손목시계의 타이틀을 갈아치울 만한 전설의 시계들이다.

 

   
▲ 1970년 촬영된 존 레논 1940-1980. 출처=핀터레스트

여기 ‘20세기 대중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 1위’에 빛나는 남자가 있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작곡가 1위’, ‘역사상 최고의 록밴드 1위’를 함께 기록한 남자이기도 하다. 그가 속했던 밴드는 1964년 그해 음반 판매의 60%를 차지했다. 전설적인 뮤지션이자 반전의 아이콘이기도 했으며, 동양인 여자와의 꿈같은 사랑을 보여준 서양 남자다. 이 남자는 5년이 넘는 공백기를 깨고 아내와 새로운 앨범을 만든다. 그리고 1980년 12월 8일, 최후의 인터뷰에서 ‘죽을 때까지 일을 계속하고 싶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정신이상 광팬에게 4발의 총을 맞고 사망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는 죽음의 순간까지 비극적으로 드라마틱했다.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었던 전설의 록 가수. 존 레논이다.

 

   
▲ 파텍필립 Ref. 2499. 출처=필립스

여기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시계로 불리는 모델이 있다. 1년에 10개 미만만 생산되었으며, 35년간 오직 349개만 만들어진 한정판 아닌 한정판이다. 37mm의 사이즈, 최상의 혈통을 가진 이 시계는 많은 사람들에게 궁극의 모델로 불린다. 첫 번째 시리즈는 경매를 통해 2012년에 약 30억원에 판매되었고, 두 번째 시리즈는 2013년 11월에 약 20억원에 판매되었다. 플래티넘 모델은 1989년, 당시 가격으로 무려 약 30억원에 판매된 적도 있다. 지금의 물가로 환산한다면 대략 60억원정도라 볼 수 있다. 에릭 클랩튼이 40억원을 주고 산 시계이기도 하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파텍필립을 만들고, 파텍필립이 만든 시계. 파텍필립 Ref. 2499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생일선물

   
▲ 오노 요코와 존 레논. 출처=핀터레스트

1980년 10월 9일은 존 레논이 40세를 맞이하는 생일이었다. 동시에 5년의 공백을 깨고 그 해 말 출시 예정이었던 앨범 ‘Double Fantasy’를 녹음한 날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아내 오노 요코와 함께 만든 앨범이었기에 존 레논은 그 어느 때보다 공들여 작업을 했다. (그와 그 아내에 대한 일대기만을 다룬 책이 나올 정도로 그는 아내를 각별히 사랑했고, 특별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오노 요코에게 10월 9일은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앨범 작업일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존 레논을 위한 여러 선물을 준비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요코의 선물은 손으로 짠 것으로 추정되는 넥타이와 까르띠에에서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다이아몬드와 루비가 박힌 미국 깃발 모양의 핀. 그리고 파텍필립 Ref. 2499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다. 

 

생일선물을 추리하는 사람들

   
▲ 작업실에서 생일파티를 즐기는 존 레논. 선물 받은 핀을 달고 있다. 출처=chriestearle

존 레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날 존 레논이 받은 생일선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많은 증거를 수집했고 다양한 추리를 거듭했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요코의 생일선물이라고 확신하게 될 여러 가지 이유를 찾아낼 수 있었다. 먼저 넥타이의 경우 생일날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시작하기 전, 아내인 요코가 마치 애피타이저처럼 다른 선물들을 숨긴 채 건넸다는 것을 스튜디오의 제작자들이 함께 보았다고 한다. 성조기 모양의 핀과 시계의 경우 존 레논이 찍힌 사진과 주변인의 증언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 생일선물을 모두 착용하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존 레논. 출처=charlestearle

존 레논은 아들 숀과 함께한 개인적인 생일파티가 끝난 후 스튜디오에서 스태프들과 모여 함께 파티를 즐겼다. 존 레논이 파텍필립을 착용했다는 증거가 남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진이 찍힌 날이기도 하다. 넥타이와 핀을 착용하고 시계가 보이도록 찍은 사진이다. "선물 받은 것을 자랑해봐요!”라는 말 이후에 찍힌 사진이라고 하면 정확히 어울릴 만한 두 사진이다. 그리고 다음 사진이 시계를 오노 요코에게 선물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사진이다.

 

   
▲ 선물로 받은 시계를 가리키며 즐거워하는 존 레논. 출처=charlestearle

정확하게 시계를 가리키며 기쁨의 미소를 띠고 있는 존 레논. 생일날 받은 선물을 자랑하는 이 사진이야말로 결정적인 증거 중 하나다. 이 모델은 파텍필립 Ref. 2499 모델 중에서도 2499/100 이라는 레퍼런스를 달고 나온 Ref. 2499의 네 번째 시리즈로 추정된다. 더군다나 요코가 핀을 까르띠에에서 구입했다는 추정이 있음을 떠올려 보았을 때, 파텍필립의 시계도 까르띠에 소매점에서 구입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만약 까르띠에에서 구매한, 까르띠에 시그니처가 다이얼에 있는 모델이라면 이 사실만으로도 1백만 달러가 뛰어버리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마니아들은 존 레논의 파텍필립에 더욱 높은 가치가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존 레논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선물을 받은 후 2개월 만인 12월 8일,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라는 정신이상자의 총에 맞아 사망한다. 그의 생일인 10월 9일에서 12월 8일까지의 2개월 동안 존 레논과 관계된 모든 사진과 비디오를 조사해봤지만 시계를 착용하거나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 핀을 달고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것은 확실하니, 이 시계는 예상컨대 한두 번 밖에 착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생일 이후 사라진 시계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아내인 요코가 소중히 보관하고 있을 수도 있고, 존 레논이 어딘가에 숨겨놓았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시계가 존 레논의 행복한 시간을 모두 담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전설의 시계를 imagine하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가 착용했던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시계. 존 레논이 착용했던 파텍필립 Ref. 2499가 바로 그렇다. 이 시계에 대한 기록은 여느 전설로 남은 시계들이 그러하듯 35mm의 필름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구전으로 전해지는 소문, 사진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상황만이 남아있다. 그렇기에 더욱 사적인 시계이며, 보다 가치가 높다. 브랜드나 특정인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은 오롯이 생전에 그가 사랑했던 시계이기 때문이다. 그의 손목에 올랐던, 즐거운 기억이 담뿍 담겨있는 최고의 시계가 세상에 나오는 날을 그의 노래처럼 ‘imagine' 해본다.

 

<참고문헌>
phillips, hodinkee, chriestearle, 존 레논 in his life, corinne ullrich 'John lennon'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

 

김태주 시계 전문 페이지 <블랙북> 운영자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12.22  18: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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