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이번 주는 얼마나 성장했는가?’, ‘다음 주는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입니다.”

라몬 리쿠에로(Ramon Recuero)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소프트웨어 총괄이 21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 미미박스 사무실에서 열린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에서 스타트업 투자유치를 위한 조언으로 이같이 말했다.

▲ 라몬 리쿠에로 와이콤비네이터 소프트웨어 총괄이 21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서 스타트업 투자유치를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김현우 기자

와이콤비네이터는 지난 200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액셀러레이터 기업이다. 액셀러레이터란 신생 기업에게 초기 투자금, 컨설팅, 네트워킹 등 통합 지원 활동을 제공하는 회사를 말한다.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와이콤비네이터를 “떠오르는 기술(테크) 거인들의 산란장”이라고 표현했다.

이 회사는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와 파일 공유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Dropbox), 소셜미디어(SNS) 뉴스 기업 레딧(Reddit)과 국내 화장품 스타트업 미미박스(Memebox) 등을 육성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미박스 관계자를 포함해 스타트업 종사자와 투자자 등 80여명이 투자 유치와 기업 성장 노하우를 듣기 위해 참석했다.

▲ 이날 행사에는 스타트업 종사자와 투자자 등 80여명이 투자 유치와 기업 성장 노하우를 듣기 위해 참석했다.사진=이코노믹리뷰 김현우 기자

리쿠에로 총괄은 “와이콤비네이터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Make something people want)’는 모토로 창업가들이 시장에 맞는 제품과 사업 모델을 찾도록 조언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면서 “와이콤비네이터 회사 설립 후 1400여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했고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 800억달러(약 86원)가 넘는다”고 말했다.

▲ 와이콤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레딧, 미미박스 등 1400여개 기업에 투자하고 이들 기업 시가총액은 800억달러에 이른다.출처=와이콤비네이터

그는 “스타트업이 성장해야 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면서 “와이콤비네이터가 제공하는 약 4개월의 엑셀러레이팅 지원 프로그램에서 스타트업에게 7% 성장 목표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에 스타트업 관계자가 “7% 성장을 하지 못한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리쿠레로는 “물론 7%, 8%, 9%를 성장해도 상관없다”면서 “7% 성장목표를 제시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것은 회사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고 답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이 본격 성장하기까지 적지 않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게 된다”면서 “7% 기준은 스타트업이 숫자로 자사의 위치를 확인 할 수 있는 일종의 관문이다”고 설명했다.

리쿠에로는 “성장을 정의할 때 반드시 회사 제품과 매출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드롭박스는 공유파일 서비스지만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로 성장한다는 측면을 고려해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가 “와이콤비네이터에게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한 노하우를 알려 달라”는 질문에 리쿠에로는 “와이콤비네이터 뿐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 가치는 팀의 협동력(팀워크)이다”면서 “개인보다 팀으로 뭉친 스타트업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잠재력 있는 회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수료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데모데이(Demo Day) 행사를 개최한다. 데모데이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거친 스타트업을 선보이고 투자를 연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와이콤비네이터 데모데이에는 현장에 500여명 투자자들과 온라인에 2000여명을 포함해 총 2500여명 심사자들과 투자자들이 스타트업 투자를 놓고 투표한다.

▲ 스타트업 투자 관련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 방법으로 투자를 유치한 기업에는 드롭박스나 에어비앤비, 레딧 뿐 아니라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유니콘 기업도 다수 있다.

이외에도 와이콤비네이터 관계자는 스타트업을 위해 매주 1시간 1회 오피스 아워(Office Hours)를 통해 전문가와 일대일 컨설팅 수업을 제공하고 그룹 오피스 아워(Group Office Hours)로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모아 사업 전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네트워크를 맺는 시간도 마련한다.

행사를 주관한 미미박스는 지난 2012년에 설립돼 화장품 산업에 데이터와 기술을 융합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다. 미미박스는 4500여개 브랜드의 제품을 선보이고 미국, 중국, 동남아 등 세계 5개국에 400명의 인재를 보유한 회사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