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시간> 최윤식 지음, 지식노마드 펴냄

미래학자가 부자가 되는 법을 썼다. 본업과 무관한 재테크 쪽으로 외도한 듯해 책상 한켠에 뒀다가 뒤늦게 읽었다. 처음 보는 형식의 투자전문서다. 일반화하기 힘든 대박 투자기술을 제시하는 무모함은 없고, 부의 흐름부터 통찰하려는 목적성이 뚜렷하다. 시종 논지는 진지하고 각종 자료분석과 그를 기반으로 한 논리의 전개는 치밀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시장예측에 있어서도 비약이나 견강부회는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게 저술의 취지인 만큼 내용도 쉽게 풀어갔다.

이 책의 출발점은 한국 경제의 미래예측이다. 저자는 인구구조의 변화, 내수시장의 미래, 수출기업의 미래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렇게 예측한다. “앞으로 10~20년간 한두 차례 경제위기를 거치며 장기적 저성장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저자는 미국과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예측했다. “미국 경제는 양적완화 축소 및 중지(1단계) →기준금리 인상(2단계) →보호무역주의(3단계) →신산업 버블(4단계)의 4단계를 거치면서 회복할 것이다. 이런 미국 경제의 회복 과정에서 세계가 다시 한 번 더 크게 요동칠 것인데, 가장 먼저 신흥국이 타격을 받고, 2018년 말~2019년에는 한국이, 이어 중국이 위기를 한 번씩 맞을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인 호황국면은 중국의 위기를 마지막으로 펼쳐질 것이다.”

책 내용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2부’에 집중돼 있다.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네 번의 큰 투자 기회가 주어졌다고 본다. 한 번은 이미 지나갔고, 이제 세 번의 기회가 남았다. 이른바 ‘부자의 시간’이다.

저자는 자신의 투자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앞으로 8년, 50년 만에 찾아오는 최고의 투자 기회들을 잡아 최소 12배, 최대 300배의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기술보다 앞으로 8년 동안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큰 흐름을 읽는 눈이다.

첫 번째 투자 기회는 2017~2019년 본격화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생기는 투자 기회다. 투자시점은 이미 시작됐다. 투자 상품은 미국의 20년 이상 장기국채하락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TMV’ 같은 ETF(Exchange Traded Fund)상품을 들고 있다. 특정지수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다.

두 번째 투자 기회는 2019년 말부터 2020년 사이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한국의 금융위기 발발로 인해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았다가 회복하는 시기다. 이 기간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크게 3가지를 들고 있다. ▲달러에 대한 직접 투자 등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코스피 하락방향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예를 들면 ‘KODEX 인버스’ 혹은 ‘KODEX 선물인버스 2X’ 등과 같이 코스피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ETF상품에 투자한다. ▲급격한 하락 후에 반등하는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예를 들면 코스피 회복기간에 개별종목에 대한 직접투자, 또는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품에 투자한다.

세 번째 투자 기회는 중국 시장이 될 것이며 크게 2단계로 나뉠 것으로 예측한다. ▲1단계는 2019~2020년경 중국에 상업영역발 금융위기가 발발할 경우 중국 시장이 급격하게 붕괴하고 다시 회복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위안화-달러의 급격한 상승,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방향, 급격한 하락 후 반등하는 방향에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2단계 기회는 2023~2024년경이 될 것이며,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요소였던 상업영역의 부채조정 위기가 마무리되고 신흥국과 아시아의 위기 국면도 거의 끝나면서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세계경제회복을 견인하는 시기다. 이 기간에는 중국주식시장의 추가적 상승방향에 투자한다.

저자는 이처럼 총 8년간의 투자기간에 연속될 3번의 기회를 잘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누적 복리수익률기준 12배에서 최대 300배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큰 위기는 큰 기회일 수 있다. 오는 2020년대 초반까지 8년간 개인의 재무적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꿀 ‘부자의 시간’을 잘 활용하라는 저자의 조언에 귀 기울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