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는 '삼중음성 유방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나노 기계가 개발됐다.

포스텍(포항공과대) 김원종 교수(사진) 연구팀은 몸 속 여러 자극에 따라 치료제가 알아서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목적에 맞게 방출되도록 설계된 나노머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 번에 여러 가지 항암 치료를 할 수 있어 삼중음성 유방암에 효과적인 복합치료가 가능해졌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젠과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호르몬 이상 등 유방암 3가지 원인이 모두 음성인 것을 말한다.

암은 종양을 구성하는 세포의 특성이 매우 다양하고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하나의 항암제만 투여하는 치료법 대신 여러 가지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등의 치료가 시행된다. 그러나 삼중음성 유방암은 항암치료 외엔 호르몬치료나 표적치료를 병행할 수 없기 때문에 효과적인 복합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이 기계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한 나노 구조로, 금 나노입자에 특수한 DNA 이중나선이 결합해 있다. DNA 이중나선 사이에 항암제가 들어가 있다가 나노 기계가 암세포 내 산성 환경에 놓이면 이중나선이 풀리면서 항암제가 방출된다.

이 과정에서 외부에서 빛을 조사해 열을 발생시키면 열에 약한 암에 2차 공격이 이뤄진다. 또 이 빛을 받으면 미리 담겨진 특수한 파장에만 반응하는 광감제로부터 암세포에 치명상을 입히는 활성산소종이 발생해 3차 공격이 이뤄진다. 즉 항암제와 열, 활성산소종을 이용한 세 가지 치료를 한 번에 전방위적으로 하면서 암세포를 공격,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연구팀이 나노머신을 활용해 세포와 동물 실험을 한 결과, 단순하게 항암제와 광감제를 함께 주입해 치료했을 때에 비해 암의 성장을 2.6배 더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하나의 나노머신을 이용해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