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넘어야 할 산은 부품가격의 하락과 배터리 성능의 개선, 배터리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만이 아니다. 자동차가 처음 선보인 이후에 운전자들을 매료시켰던 휘발유 차량에 대한 향수와 그리고 자동차 엔진소음 등 전통적인 자동차에 대한 정서적인 변화도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존 내연기관 기술에 대한 애착과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에 고정화된 생산방식의 대변화도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전기차 세상이 진정 열리지 않을까.
운전자는 휘발유 차량에 대한 습성(소리, 냄새, 느낌)을 버려야 한다.
출발 후 시속 60마일(약 100km)까지 걸리는 시간, AUDI A8: 4 초
출발 후 시속 60마일(약 100km)까지 걸리는 시간, 테슬라 S: 2.3 초
사실 전기차의 가장 큰 장벽은 심리적인 것이다. 사람들은 지난 100년 동안 내연 기관 차량과 그것이 주는 감각 – 연료의 냄새, 기어 변속, 가속할 때 엔진에서 나는 소리 등 - 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전기차는 구입하기 전에 먼저 이해해야 할 몇 가지 다른 특성이 있다.
대부분 놀라운 기쁨이 될 수 있다. 우선 전기 모터의 물리적 특성이 주는 놀라운 가속 능력이다. 13만 5천 달러(1억 4500만원) 짜리 테슬라 S는 60마일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수 십만 달러에 달하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셰보다 더 빠르다.
전기차의 또 다른 특징은 소음이 없다는 것이다. 거의 진동이 없으며 휘발유나 배출 가스의 냄새도 전혀 없다. 오일 교환도 필요 없어 운영비가 크게 절감된다. 휘발유 차의 경우 유지비가 마일 당 10센트라면 전기차는 1센트에 불과하다.
전기차는, 또 객실 밑에 무거운 배터리가 장착돼 무게 중심을 잡아 주기 때문에 높은 안정성으로 매끄럽게 노상을 달린다.
스태포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전기차가 전체적으로 더 좋은 성능을 보일 것이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것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자신들이 익숙한 낡은 생산 방식을 버려야 한다.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에 투자하는 돈: 2020년까지 1000억 달러(108조원)
자동차 회사의 연간 수익: 4000억 달러(432조원)
전기차가 세계 경제를 휩쓸고 사회적 변화를 주도할 조짐을 보이자, 자동차 회사들은 이 미래에 앞 다퉈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 부품 공급자들에게 고통, 심지어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전기차는 기존의 자동차보다 부품 수가 약 25% 줄어든다. 예를 들어, 피스톤, 연료 분사 시스템, 스파크 플러그 같은 엔진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아니면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어떤 숙련 기술자의 기술은 더 이상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정부 입장에서는 유류세 손실이 클 것이다. 주유소나 자동차 수리 센터는 업종에서 사라질 것이다. 온라인으로 차를 사는 시스템을 갖춘 테슬라와 경쟁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기존의 딜러 네트워크를 대폭 줄여야 할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독일 보쉬(Bosch)의 볼크마르 데너 CEO는 “나누어 먹을 케익의 크기가 더 작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의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또 시장에 침투하는 기술 변화에 편승하는 새로운 경쟁자들(기존의자동차 메이커가 아닌)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중국 회사들은 전기차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고, 혁신적인 청소기로 유명한 영국의 다이슨(Dyson) 같은 회사들도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 대기업들은 그런 위협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거대한 생산 네트워크를 이용해, 수요를 맞추기에 급급하고 있는 테슬라보다 먼저 전기차를 출시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폭스바겐의 허버트 디스 폭스바겐 부문장은 “우리는 지금 당장 1백만 대의 전기차를 만드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존 자동차 제조사가 가지고 있는 전문 지식 – 내연 기관 엔진에 관한 – 은 더 이상 경쟁력이라고 말할 수 없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지오프리 힐 교수는 이렇게 조언했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많은 지적 재산권들이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그것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기술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