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심기일전해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을 ‘LG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LG전자의 그늘에 가려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혁명에 가까운 기술력과 의지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다.

▲ 2017 유럽 OLED 데이. 출처=LGD

준비는 끝났다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최고경영자(CEO)에 한상범 부회장이 취임하며 2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않다. 3분기 영업이익 5860원을 기록했으나 LCD 패널 가격의 하락과 OLED 라인 증설에 따른 부담으로 전분기 8043억원에 비해서는 27%가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4772억원으로 전분기 7367억원 대비 35% 내려갔으며 매출은 6조9731억원으로 전분기 6조 6289억원 대비 5%, 전년 동기 6조 7238억원 대비 4%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시장의 전망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유는 역시 LCD 패널 가격 하락의 후폭풍이 꼽힌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전무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대형 패널 중심의 판매단가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 90%가 LCD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전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디스플레이 제품별 매출 비중에서 TV는 전분기 대비 6% 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상황도 우려스럽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은 11월27일(현지시각) 지난 3분기 기준 TV, 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9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LCD·OLED 등) 시장에서 중국 최대 LCD 업체 BOE가 21.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줄곧 1위를 지키던 LG디스플레이는 19.3%의 점유율로 밀리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에 20.7%의 점유율로, BOE(20.0%)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지만 결국 추월을 허용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내년 전망은 나쁘지 않다. 관건은 내년 2분기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점보 사이즈 LCD TV 판매 호조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전망"이라며 “ 내년 2분기부터 TV세트업체의 재고 축척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LCD 패널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집중하고 있는 OLED 경쟁력도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2분기 소니가 OLED TV 런칭을 통해서 프리미엄 TV 최강자로 부활했다"면서 "분기 소니 TV사업부 영업이익률은 8.8%로 경쟁사를 압도했으며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업체이 OLED TV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어 OLED TV 대중화가 확산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OLED 진영을 주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게 호재다.

이미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강세는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패널 시장에서 10월 판매량 기준으로 전년 동월대비 2배이상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와 소니, 필립스 등 주요 글로벌 TV고객사의 판매량 급증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TV패널 판매량은 10월, 월 판매 기준 처음으로 2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11월에는 21만대를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OLED가 프리미엄 TV시장의 대세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으며 자사의 생산 캐파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최근에는 OLED 조명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OLED 조명 생산라인 가동을 공표하는 한편, OLED 조명 브랜드 루플렉스(Luflex)를 선보였다. 루플렉스는 빛, 광채를 뜻하는 ‘Lux(룩스)’와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OLED의 구조적 특징과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의미하는 ‘flexibility(플렉시빌리티)’의 합성어다.

최근 본격 양산에 돌입한 LG디스플레이 구미 P5공장의 5세대 OLED조명 생산라인(1100㎜×1250㎜) 은 세계 최대 규모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생산량을 늘려 시장의 절대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맞서겠다는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 한상범 부회장. 출처=LGD

“내년을 위하여”

LG디스플레이는 14일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서 ‘2017 혁신 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및 임직원 가족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 한해 혁신활동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임직원들에 대한 시상식과 내년도 TDR의 출정식을 진행했다.

‘한계돌파 2018! 새로운 도약 LGD!’ 이라는 슬로건 아래 2018년 전사 TDR 출정식을 갖고, 2018년 ‘1등 LCD, 1등 OLED 실현’에 앞장 서 나갈 55개의 전사 TDR도 새롭게 출범했다. 기술, 생산, 제품부문 각각에서 사업기여도 및 기술 선도력 등을 기준으로 엄정한 평가를 통해 올 한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40개 TDR에 대한 시상도 진행했다.

한상범 부회장은 “2018년에는 LCD로 지속적인 수익창출, OLED로 확실한 시장 선점을 통해 ‘1등 LCD 1등 OLED’를 실현, 이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지행합일(知行合一)의 강한 실행력을 발휘하여 시너지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또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시방세계현전신(十方世界現全身)이란 말처럼 지금은 백척 대나무 꼭대기에 서 있어 더 나아갈 길이 없어 보이지만 용기를 내어 힘차게 한 걸음 내딛는다면, 더 멀리 도약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