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중국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해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구글의 핵심인 검색 서비스는 여전히 중국 정부의 반대로 막혀있지만, 인공지능 발전을 위해 현지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영국의 BBC와 미국 테크크런치 등은 지난 13일(현지시각) 구글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중국 베이징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스타트업 보육을 위한 구글 캠퍼스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설립했으나 인공지능 아시아 파트너로는 중국을 낙점한 셈이다.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의 수석 과학자 리페이페이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개발자 대회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기조연구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학계와도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알파제로 이미지. 출처=구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먼저 구글의 중국에 대한 지치지 않는 구애다.

현재 중국 정부는 구글의 핵심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소위 '만리장화벽', 혹은 '죽의 장막'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접근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은 중국 시장을 진출하지 않고 있다. 핵심인 검색 서비스는 당국의 검열에 가로막혀 운용될 수 없지만, 초연결 시대의 인공지능 인프라는 충분히 현지 진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연구소 설립도 구글의 중국에 대한 미련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인공지능 경쟁력이 중국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BBC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최근 공산당 주요 간부회의에서 빅데이터 구현을 위한 고위 간부 회의를 촉구했다"면서 "지난 7월 중국이 인공지능 시장에서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중국과 경쟁하는 한편 현지의 인재들과 손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물론 각국에 인공지능 거점을 구축해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결국 거대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고, 인공지능 퍼스트로 돌아서며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구글이 뛰어난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14억명의 인구가 만들어내는 방대한 데이터와 정부 차원의 강력한 ICT 지원정책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조만간 인공지능 시장에서 미국을 따라잡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구글이 '중국의 인공지능 굴기'와 손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