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영화

역사 속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로 만드는 일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당시를 기억하는 세대들에게는 추억이기에 영화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지만 동시에 영화의 결론이 이미 정해져 있기에 다른 창작 영화들보다 불리한 점이 있다. 특히 영화의 배경이 우리 역사의 ‘우울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유리한 것보다는 불리한 점이 문제가 된다.

그런 점에서 영화 <1987>은 국가 권력의 억압에 저항해 민중이 거둔 승리를 기록한 영화이기에 관객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리한 점이 많은 영화다.

영화 <1987>은 13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봉에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그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화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이   영화의 배경은 12·12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권 말기인 1987년 1월이다. 경찰은 대학 민주화 조직 ‘민주화추진위원회’ 관련 수배자 박종운의 소재 파악을 위해 그 후배인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 박종철군을 불법으로 체포했다. 1987년 1월 14일 경찰은 박 군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하다가 숨지게 했고 공안당국은 조직적으로 개입해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 

<1987>은 비슷한 성격의 역사 영화인 <택시운전사>보다 조금 더 현실에 가깝다. 영화는 박종철 군 사망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 언론사 기자, 검사, 민주화 시위에 앞장선 대학생들 그리고 민주화 운동 조직원 등 실존한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 영화 <1987>에서 소름돋는 악역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윤석. 출처= 네이버 영화

당시 사건의 중심에 있은 치안본부 5차장 박처원 역할을 맡은 배우 김윤석의 악역 연기는 군부 권력의 정권 유지를 위해 인권을 탄압한 수많은 인물들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20일 개봉하는 영화 <신과 함께>가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는데  <1987>은 이와 비슷한 맥락의 재미 요소를 가미했다. 그게 무엇인지는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권한다. (아마 영화를 보는 도중 오~ 라는 감탄사가 나올 것이다)

민중의 승리를 기록한 영화란 사실 그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영화 <1987>. 당시를 산 386세대, 부모님들과 함께 관람하기에도 좋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