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관계 개선 이후 우리 농식품의 중국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농업계는 “중국 시장 수출 장벽이 풀렸다”고 기대감을 품고 있지만 국산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염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산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싼 국내 농식품 가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급 신선식품 유통 시장 공략과 함께 방송콘텐츠와의 동반진출 등 색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AT가 중국에 수출하고 방송 광고로도 내보낸 샤인 머스캣 포도(출처=AT)

사드 해빙 이후 대(對) 중국 농식품 수출 실적 개선됐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는 지난달  대중 농림축산식품 수출 실적이 1억 650만달러(한화 1100억 원)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원래 중국 시장은 국내 농업계가 오랫동안 공들인 곳이다. 중국 농식품 업체의 고질인 안전 문제, 현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 등 국내 농식품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기회가 많은 나라가 중국이다.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농식품 수출이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많았다.

그러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ㆍ중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면서 농식품 수출도 주춤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말까지 농식품의 중국 수출이 9억달러가량 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10억 9700만달러였다.  9월까지 계속된 ‘사드 보복’ 때문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좋은 소식도 있다. 11월부터 중국 방송에는 한국 농식품 광고가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치이는 완다시네마와 협력해 16일부터 29일까지 한국 농식품 광고를 내보낸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가 수출을 지원한 국내산 샤인머스켓 포도가 홍보되는 것이다. 12월 기준으로 중국에 수출된 국내산 샤인머스캣 포도는 1t 규모다.

전문가들 “중국 시장 농식품 진출 신중하게 접근해야”

전문가들은  중국 농식품 시장 진출 전략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양환 계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토마토가 1kg당 8000원이라면 중국 토마토는 2500원 수준”이라면서 “중국은 대부분 대규모 농장에서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에 국내산으로는 가격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은 현지 농식품보다는 인식이 좋은 편이지만 유럽산 고급 농산물과 경쟁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는 “한국 농식품이 고급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면서  “필즈차이나닷컴이나 이궈셴셩 같은 신선 식품 몰에서 평균 가격의 2~3배로 다뤄지는 상품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라고 분석했다. 또 최 대표는 “한국산 농산물의 주된 소비자는 중산층 이상의 구매자들에 한정된다”면서 “상해나 선전 등의 지역에서 판매하기 위한 별도의 타겟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명중 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농식품에 대해 처음으로 인식하는 채널이 드라마나 예능과 같은 방송콘텐츠”라면서 “이들 콘텐츠 안에서 한국 농식품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방송콘텐츠와 제조업 상품의 동반 진출 전략을 연구한 김 교수는 “텐센트나 유쿠 등 현지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상에서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의 방영이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 플랫폼과 쇼핑몰 서비스를 잘 연계해서 소비자들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