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강장제에 들어가는 카페인 함유량 제한이 53년 만에 폐지된다. 신규 제품 출시하는 식품 업체나 유통업체들이 자양강장제 시장 진입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양강장제 시장 대장격인 박카스의 제조사 동아제약은 박카스의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은 없다며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박카스D.출처=동아제약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의약품 자양강장변질제(자양강장제)의 카페인 함유량 폐지를 담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을 마쳤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12월9일 입법예고를 했고 공포만을 앞두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13일 이코노믹리뷰에 “이번 주 안으로 관보에 개정안을 게재하면 공포가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직후 바로 효력을 갖는다.

이 개정안은 품목허가 제한대상 의약품에서 1회 복용 카페인 함유랑이 30㎎ 이상인 자양강장제를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발효되면 자양강장제에 들어가는 카페인 함유랑 제한이 풀리게 된다. 그동안 의약외품인 자양강장제에 들어가는 카페인 함량은 30㎎을 넘지 못했다. 자양강장제 대표 품목인 박카스의 카페인 함유량도 30㎎이다.

자양강장제 함유 카페인 제한 규정은 지난 1964년에 생겼다.  식약처는 최근 자양강장제 외에도 커피, 에너지 음료처럼 카페인 함량이 30㎎을 훌쩍 넘긴 제품들이 다수 출시되자 이 같은 규정이 시대 상황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특정 집단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규제 자체가 워낙 오래됐고 카페인 제한 규정으로 신규 진입 업체의 진입을 막는 것은 맞지 않다는 판단을 해 마련한 것”이라면서  “식품처럼 똑같이 카페인 함량을 크게 높여도 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품목을 심사해 안전한지 성분이 유효한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카페인 제한 규정을 푸는 것이 의약외품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업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개정으로 슈퍼나 편의점 등의 유통망을 많이 확보한 유통업체도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양강장제를 내놓은 제약사 중 선전 제품은  따로 있는데다 유통업체처럼 큰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지 않은 제약사에겐 이번 개정안은 큰 매력이 없다는 것.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양강장제를 판매하려면 유통망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모든 자양강장제가 마트에서 팔리지 않는 것은 유통망 확보를 못한 곳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제약사가 제품 라인을 다양하게 할 수는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박카스 제조사 동아제약과 같은 곳은 큰 관심이 없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자양강장제) 시장에 새로 들어가려고 하거나 기존 자양강장제의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식품 회사가 관심을 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식품 업체로서 자양강장제를 내놓은 곳은 해태HTB가 대표적이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해태HTB는 의약외품인 자양강장제로 구론산바몬드, 홍삼연탄, 홍삼진액, 천자홍 등을 출시했다. 구론산바몬드는 1964년 자양강장제 카페인 제한이 생긴 해에 출시한 오래된 음료로 지난해 매출액은 100억원대를 기록했다. 한 때 박카스와 쌍두마차였지만 현재 매출액은 20배 차이가 난다. 

자양강장제 시장 독보적 1위인 박카스 제조사 동아제약은 박카스의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아무래도 카페인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좋지 않아 라인업 확장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카스의 제품은 박카스D, 박카스F, 박카스 디카페 등 총 3종이다. 박카스D는 소비자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바로 그 기본 박카스로 타우린 2000㎎과 카페인 30㎎을 함유하고 있다. 박카스F는 타우린에 소화기능, 심장활력을 올려준다고 알려진 DL-카르니틴이 추가로 더 들어간 제품이다. 박카스 디카페는 박카스D나 박카스F에 들어간 카페인을 빼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L-아르기닌 염산염을 넣은 의약외품이다.

박카스의 매출액은 2015년 2009억원, 2016년 2122억원으로 꾸준히 2000억원대를 넘기고 있는 동아제약의 대표 효자 품목이다. 일반의약품과 박카스사업을 맡고 있는 동아제약의 2015년 매출액이 363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박카스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나온다.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2015년 전체 매출은 7047억원이었고 박카스의 매출액은 이의 28.51%를 차지했다.

새로운 경쟁사가 시장 진입이 동아제약으로서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신규 기업 진입으로) 매출액이 늘지 줄지는 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