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Alternative Fuels Data Center

전기 자동차 개발 붐이 다양한 금속에 대한 수요를 부추김에 따라, 전 세계 원자재 가격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전기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에서 배선까지 모든 것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다양한금속의 수요도 커질 것은 자명하다.

씨티 그룹(Citigroup Inc)은 자동차 산업에서의 리튬 수요는 2021년까지 매년 3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코발트가 금년부터 2025년까지 약 45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때가 되면 전기 자동차의 수요가 거의 10배 이상 증가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니켈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산업이 될 것이며, 자동차 및 인프라를 위한 구리 수요도 꾸준히 증가 할 것이다.

미국 글로벌 인베스터스(U.S. Global Investors)의 랄프 알디스 펀드 매니저는 회사의 세계광물기금 (World Precious Minerals fund)으로 몇몇 리튬 생산 회사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것이 세상이 가고 있는 방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 아메리카(Lithium Americas Corp.)의 주식은 토론토 증권 거래소에서 올해 202% 상승했고, 캐나다의 코발트 광산을 탐사하고있는 퍼스트 코발트(First Cobalt Corp.)도 215% 올랐다.

퍼스트 코발트의 트렌트 멜 최고경영자는, 아직 코발트를 추출하지 않았고, 예전에 코발트와 은이 나온 적이 있는 광산 50개의 시추를 최근 시작했을 뿐이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많은 자본을 끌어 들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원래 돈 냄새를 좆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전기 자동차 판매 추이를 추적하는 연구그룹 ‘EV-볼륨’(EV-Volumes)에 따르면, 이와 같은 상황은 세계적으로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과 무관치 않다. 2017년의 첫 10개월 동안 전 세계 전기 자동차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 Group)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은 2017년의 120만 대에서 2035년에는 3150만 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성장을 주도하는 중국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2019년부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자동차 생산 쿼터를 점차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 디젤 및 가솔린 자동차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며, 인도도 2030년 이후에는 전기차만 판매 허용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값 비싼 기술 비용과 미온적인 고객 수요에도 불구하고 수십억 달러를 전기 자동차에 투자하고 있다.

일찌감치 참여한 투자자들은 이미 지난 2년 동안 전기 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리튬 및 코발트 가격을 두 배로 올렸 놓았다. 아직 생산에 착수하지도 않았으면서도 그런 자재들을 충분히 확보해 놓았다고 주장하는 회사들의 주식은 금년 들어 크게 올랐다.

또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니켈, 구리 및 기타 비금속(卑金屬) 의 가격은 올해 수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전기차 배터리의 배선장치에 쓰이는 망간, 바나듐(vanadium), 몰리브덴 (molybdenum) 등도 앞으로 몇 년 간 더 몸 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것은 테슬라의 시장 가치와 비트 코인이 치솟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최근의 베팅 추이는 불확실한 파급 효과를 가진 파괴적인 기술과 관련이 있다. 가솔린 구동 방식을 대체하는 전기 자동차의 길을 걷는 국가가 늘어남에 따라, 가장 저돌적인 투자자들은, 석유가 램프 연료로 고래 기름을 대체했던 19세기 이후, 세계가 원자재 수요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의 영향은 당연히 다른 상품 시장을 통해서도 파급 될 것이다. 많은 분석가들은 전기 자동차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석유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고있다.

자산관리 회사인 ETF 시큐리티(ETF Securities)의 맥스월 골드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는 차세대 원자재들이 산업과 성장에 더 중요해지는 전환점에 와 있다.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장기적 패자는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배출물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팔라듐과 백금을 보유하고 있는 자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배터리 회사들이 코발트 보다 싼 대안을 찾는다면, 지금은 승자로 간주되는 코발트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 조차 위험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산 관리 회사 피에라 캐피털(Fiera Capital) 유럽 사업부 글로벌 신흥 시장 분석가 닉 페이지는 “투자자들이 매우 투기적이다. 투자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 너도 나도 시류에 편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을 때에도, 90년대 후반의 닷컴 시대의 메아리라고 보는 회의적인 사람들이 있었다. 21세기 들어 혹독한 추락과 번창이 교차한 IT산업에서도 살아남은 회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분석가들은 원자재 투자에 신중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많이 있다고 말한다. 전기 자동차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성장이 둔화되고 휘발유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휘발유 차량 시대가 연장되고 정부가 전기 자동차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줄일 경우, 소비자들이 값 비싼 전기 자동차를 얼마나 구입할 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홍콩에서 지난 4월 1일부터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을 철회하자 바로 다음 달부터 전기차 판매가 거의 중단 상태가 되었다.

전기 자동차의 동력을 공급하기 위한 충전 시설의 부족도 전기 자동차 시대가 쉽게 도래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 분석가들은 현재의 가솔린 가격 수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며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2014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또 자동차 제조업체와 대형 석유 회사들은 내연 기관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투자 은행이자 컨설팅 회사인 인터내셔널 에프씨스톤(INTL FCStone)의 에드워드 메이어 전략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당신은 모릅니다. 10~15년 앞을 추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