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거침없던 코스닥 시장이 지수 800을 목전에 두고 주저앉으며 깊은 조정에 들어갔다. 근래에 없던 유동성 장세가 지속하는 와중에도 시장의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것은 시장 분석 보고서나 주가 전망치조차 낼 수 없는 몇 종목에 투자가 몰리면서 당겨진 묻지마식 투자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11.20~24일까지 한주간 코스피, 코스닥 양 거래소 일평균 거래액을 보면 코스피6조 279억원, 코스닥8조1407억원 이었다.

시가 총액 기준으로 규모가 7배나 큰 코스피의 거래 대금을 코스닥 시장이 월등히 앞선 것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일 거래액을 넘어선 종목도 여럿 나왔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총 상위 몇 종목의 단타 거래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코스닥 시장의 거래 주체는 여전히 87%에 이르는 개인 투자자이니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가 투기적 단타 매매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셈이다.

▲ 13일 코스닥 현황, 출처=카카오 스탁

앞으로의 시장 향방 또한 대중의 손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기업의 가치나 실적 등 상식에 반하는 장세가 언제까지나 지속 될 수는 없다. 기업의 내재가치에서 주가가 멀어질수록 그 본질로 향한 회귀 본능과 욕구는 더욱 커지고 강해지게 된다.

어느 투자가는 주식 투자는 개를 데리고 공원을 산책하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산책하는 내내 개는 주인 곁을 쉴새 없이 오가며 주변을 맴돌지만, 주인을 벗어 날수는 없다. 주가가 언제까지나 그 본질에서 멀어지고 더 크게 벌어지도록 시장은 방관만 하지는 않는다.

기업의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은 대부분 거래가 부진하고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어 선뜻 매수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일시에 유입된 풍부한 단기자금으로 수급은 개선됐지만 지수상승 주식으로 거래가 몰리면서 고점, 과열 논란을 부추기고 시장을 혼란 장세로 내몰았다.

투자자들 모두가 극도의 피로감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관리 하거나 추적하던 종목이 아니니 현재 주가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고 현재 주가의 위치도 알 수 없기에 시장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도 없다. 이는 과열과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투기적 단타 매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우연이나 행운으로 어쩌다 얻어진 수익은 근거 없는 자신감만 키울 뿐이다.

투자자들은 모두 스스로 너무나 현명하고 이성적이어서 시장의 변화쯤은 충분히 통제하고 제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분석하고 발굴하려는 노력도 없이 쉽게 수익을 내줄 만큼 시장은 그렇게 녹록한 곳이 아니다. 행운이나 요행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보다는 철저하게 기본을 지키고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 내는 기회가 아니라면 경계하고 지양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저평가되어있는 싼 주식을 찾아내고 추세의 변화까지 읽어 내는 일에 테크닉이나 순발력은 필요치 않다.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주가는 결국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고평가 구간과 저평가 구간 사이를 오가게 되어 있다.

고점 어딘가 에서부터 주가는 반등과 조정, 횡보를 거듭하면서도 하락추세는 계속 진행되고 희망은 없어 보인다. 추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주식 격언이 있다. 이는 추세는 언젠가는 끝이 나게 되어 있다는 말 이기도 한다.

기업 내재가치 한계의 끝, 임계점 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왔던 길을 돌아 그 반대편의 경계까지 길거나 혹은 짧은 여정의 길에 다시 오르게 된다. 이런 주식은 일시적인 하락장이나 충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며 장세가 호전될 때는 가장 먼저 치고 올라간다.

고름이 살이 될 수 없다. 투기성 단기자금의 차익 실현은 빠를수록 좋다. 새로운 기회를 목전에 둔 남겨진 증시자금의 행보가 기대될 뿐이다. 변화무쌍한 시장에서 지켜야될 원칙은 한가지면 된다.

'모두가 가는 길만 피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