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쪽에 위치한 동탄1신도시(왼쪽)와 동쪽에 있는 동탄2신도시(오른쪽)▲ 출처=네이버지도

경기도 동탄신도시에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미분양 무덤’의 타이틀을 다시한번 거머쥘 것인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동탄역과 가까이 있는 동탄2신도시는 최근 개발이 진행 중인 곳으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바텍, 3M을 비롯해 제조업체 440여곳이 들어서 풍부한 배후수요를 자랑하는 동탄1신도시가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동탄2신도시, 서쪽은 동탄1신도시다. 동탄2신도시는 SRT 동탄역과 인접한 북동탄과 동탄호수공원 등이 있는 남동탄으로 구분된다.

1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청약 돌풍이 불었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가 기존 미분양 물량과 아파트 공급과잉 등으로 분양가보다 훨씬 낮은 시세(마이너스 프리미엄)를 보이는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2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대방건설의 ‘동탄2 대방디엠시티 더센텀’은 1순위 청약에서 457가구를 모집했으나 190명이 청약했으며, 지난 8월 중흥건설이 분양한 ‘중흥S-클래스더테라스’ B5~7 블록도 미달해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지난해 12월 분양된 ‘동탄2 아이파크’ A99~100블록은 최근까지 미분양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식어버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동탄에 분양 중인 단지들이 많아 시장에 대한 의견을 내기 조심스럽다”면서 “연이은 정부 규제에 투자열기가 가라앉고 실수요자들은 더 신중해진 상황에 내년에도 신규 분양 물량이 많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9차’ 전용면적 104㎡는 분양가 4억1110만원 보다 400만원 가량 낮은 4억660만원에 실제로 거래됐으며, ‘제일풍경채 에듀파크’ 전용면적 76㎡도 분양가 3억2620만원보다 1000만 원 낮은 3억1620만원에 시장에 나와있다.

11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경기도 전세수급지수는 98.8로 집계됐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0~200 범위로 움직이며 수치가 100이면 ‘적정’ 수준, 100보다 높으면 ‘공급부족’, 100보다 낮으면 ‘수요 부족’을 의미한다.

경기도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은 98.8로 지역의 전세 공급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수급지수의 하락은 최근 신도시와 택지지구에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최근 3개월(10월~12월) 동안 경기도에서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가구는 4만7903여 가구로, 전국 입주 물량의 약 40% 수준이다. 내년 경기도 지역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25% 증가한 약 16만2935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전셋값과 거래량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첫 주 경기도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3% 내리며 6주 하락세를 보인다.

또 전세거래지수는 11.1을 기록해 역시 2009년 1월 둘째 주 이후 3주 연속 최저 지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거래지수는 0~200 범위에서 움직이며 0에 가까울수록 거래가 한산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수도권 외곽에 중핵역할을 하는 거점도시로 서울에 집중된 인구를 흡수하고, 수도권 발전을 유도한다는 목표하에 조성된 동탄1,2신도시가 제 역할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공공시설과 편의시설 등의 밀집으로 자족도시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 하다는 것.

동탄 삼선반도체에 근무하는 이모씨는 “동탄1의 경우에는 그나마 인프라가 잘 돼 있는 편”이라면서 “그러나 도로기획을 잘못해 출·퇴근시간에는 인구밀도에 비해 과하게 막히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모씨는 “동탄2는 GTX와 가깝다는 이점만 빼면 아파트만 있어 쇼핑이나 영화 등 문화 생활이나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동탄1쪽으로 넘어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주한지 8년째를 맞이한 주민 전모씨는 “동탄에 공급물량이 몰리면서 기존 미분양에 신규 미분양 물량까지 쌓이고 있다. 대낮에도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면서 “대다수가 삼성 또는 하청업체, 제조업체 직원들과 가족들 뿐이라서 오래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