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결제 확인을 인증하는 서명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 신용카드 업체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비롯한 대형 카드회사가 내년 4월부터 신용카드 서명을 없애기로 했다. 카드 보안기술이 발달하면서 서명의 필요성이 줄어서다.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사진=플리커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이하 아멕스)도 디스커버와 마스터카드에 이어 카드결제 시 서명을 없애기로 했다고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아멕스와 마스터카드는 내년 4월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서명 없이 결제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디스커버금융서비스는 같은 달 북미와 멕시코, 카리브해 국가 등에서 신용카드 서명을 받지 않을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보안사고 방지를 위해 물건을 구매하면 서명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신용카드에 마그네틱 대신 마이크로칩을 탑재한 후 보안기술이 발달하면서 서명 과정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

재로미어 디릴벡 아멕스 글로벌 사업부 부사장은 “칩카드, 모바일페이먼트 등으로 보안이 크게 강화돼 굳이 사용자 서명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면서 “지급결제 시장은 서명이 없어도 사고 예방이 충분한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더욱 지속적이고 빠른 결제 환경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멕스는 일부 다른 카드사처럼 미국에서 50달러(약 5만4000원) 이하의 경우 서명없이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 대형 카드회사들의 결정은 매장업주와 소비자가 신용카드 결제를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매업계에선 이같은 결정을 반기고 있다. 칩카드 도입 이후 결제에 소요되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소매업체들이 서명 폐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라 타운젠트 미국 머천다이저어드바이즈그룹 부사장은 “서명을 없엔 카드사들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이번 조치로 판매점에서 발생 가능한 마찰을 제거하여 더 많은 고객에게 빠른 체크아웃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쿡 월마트 재무담당 수석부사장은 “고객이 영수증에 서명하는 것이 사기를 막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서명을 없애면 소비자에게 보다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체리언 에이브러햄 익스페리언 디지털 결제 담당 이사는 “고객들이 서명을 남기는데 걸리는 시간은 몇 초에 불과하지만 이를 보관하는 것은 상점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결제 시간을 절약하는 것도 월마트와 같은 대형 소매업체에는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처럼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카드회사 비자는 서명을 생략하는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