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LG그룹에 "협력업체 상생에서 모범이 되는 기업"이라며 " 일부 대기업들의 기술탈취, 납품단가 부당 인하 등은 중소기업의 혁신의지를 꺾고는다"며 우수 상생협력 모델 확산과 정책적 지원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LG그룹은 내년에 19조원을 투자하고 1만명을 고용하는 한편 협력사와 상생협력에 8500억원 규모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LG는 또 상생협력 확산 노력이 부당한 경영간섭으로 비치지 않도록 정부가 지침을 마련해줄 것 등을 건의했고 정부는 LG측 제안을 긍정 검토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이날 여의도 LG그룹 본사에서 열린 LG그룹 관계자들과의 현장소통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LG는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에 있어 모범적인 기업으로, 상생협력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7월 말 열린 대통령과 기업인들과 대화 연장 선상에서 추진됐다. 정부는 이번 LG그룹과 간담회를 시작으로 기업과 현장소통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며, 대한상공회의소와 협의를 거쳐 신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과 2차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는 김 부총리 외에 이인호 산업부 차관, 최수규 중기부 차관,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등이, LG 측에서는 구본준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및 협력업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내년 경제정책방향의 핵심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고용창출을 수반하는 신산업 투자 투자에 애로가 있다면 기업과 머릴 맞대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은 공정경제 기반 위에서 실현 가능하다”면서 “ 일부 대기업들의 기술탈취, 납품단가 부당 인하 등은 중소기업의 혁신의지를 꺾고 대-중소기업 임금격차의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 간 만남이 일회성이 아니고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정부와 대한상의 간 옴부즈맨 채널도 만들기로 했다. 주실 말씀이 있다면 귀와 마음을 열고 겸허하게 듣고, 정부도 할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LG의 협력업체인 박용해 동양산업대표를 가리키며 "제가 상고를 나왔는데 조 부회장님은 공고 출신, 협력사인 박 대표님도 상업학교 출신"이라며 "정부와 LG 최고경영자(CEO), 협력협회 대표가 특성화 학교를 나와 개인적으로 반갑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덕수상고 출신으로 한국신탁은행을 다니면서 국제대학교를 나왔으며, 조 부회장은 용산공고를 나와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부산공장에서 일을 시작, LG그룹 최초 고졸 사장과 부회장에 올랐다.

김 부총리에 이어 구본준 LG부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LG는 혁신성장에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려 한다"면서 "LG 협력사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LG그룹은 혁신성장을 위한 신사업 추진계획, 2018년 투자․고용 계획과 상생협력 강화방안을 소개했다.

LG는 자동차 부품, 에너지, OLED 디스플레이, 인공지능․5G, 그린․레드 바이오 등 혁신성장 미래산업 추진에 역점을 두고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4조원을 투자, 국내 최대규모의 R&D 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설립하기로 했다. 또 차세대 스마트폰 등 미래 혁신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5G통신․로봇 등 이종 사업간의 융복합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미래 준비와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17조6000억원에 비해 8% 증가한 19조원을 국내에 신규투자하기로 하고 전기차 부품, 자율주행 센서,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바이오 등 혁신성장 분야 50%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혁신성장 분야의 R&D 확대, 고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에 약 1만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는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해 거래관계 개선과 자금지원 중심의 상생협력 범위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환경, 안전․보건,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내년 LG그룹 협력사에 8581억원을 무이자․저금리로 직간접 대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통령-기업인간 대화에서 논의된 LG디스플레이와 중소 장비․재료 협력사간 상생협력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LG그룹은 정책 건의를 하고 정부 측의 답변과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LG는 2․3차 협력사에 대한 상생협력 확산노력이 1차사에 대한 부당한 경영간섭으로 비치지 않도록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자 했고 이에 대해 공정위는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확산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LG측 제안을 긍정 검토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사익편취 우려 등이 없는 계열사 확장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기술혁신과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될 필요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세탁기와 태양전지 태양전지 세이프가드 조치와 관련, 국내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기업이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공동 대응키로 했다.

LG는 또 배출권 거래시장의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하자 정부는 내년 배출권 우선 할당, 필요시 시장안정 물량 조기공급과 거래유동성 제고를 위한 시장활성화 조치 등을 조속히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