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가상화폐 테마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가시화된데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사업 진출 계획으로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주력 사업에서 안정적 수익을 내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돼 왔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상화폐 테마주로 엮인 퓨쳐스트림네트웍스가 하한가로 장을 마감한 것을 비롯해 한일진공(24.93%), 비덴트(16.49%), 옴니텔(16.20%), SCI평가정보(15.15%), 주연테크(11.50%), 우리기술투자(10.10%) 등이 두자릿대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 테마주인 SBI인베스트먼트 9.61%, 갤럭시아컴즈 8.36%, 포스링크 6.55%, 디지탈옵틱 5.92%, 엠게임 4,66%, 이트론 4.51% 등이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이날 코스피지수는 0.30%(7.49포인트) 오른 2471.49에, 코스닥지수는 2.69%(20.03포인트) 상승한 764.09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달 말부터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 규제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가격 급등으로 거품 논란이 된 비트코인 가격도 지난 8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상화폐 테마주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8일 비트코인 1코인당 마감시세는 약 2064만원에서 하루 뒤인 9일에는 약 1754만원으로 15% 가량 떨어졌다. 

정부는 이번 주 내로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정부 차원의 규제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광풍에 가까운 국내 가상화폐 투기 형태를 바로잡는 방향을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거래 위축은 불 보듯 뻔 하다는 평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가상화폐와 관련해 "비트코인 거래는 금융거래로 보지 않는다"면서 "정부 내에서 거래 전면 금지를 포함해 어느 수준으로 규제할 것인지 논의 중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구나 가상화폐 테마주 가운데 주력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은 꾸준히 대두돼 왔다. 한일진공(7억원)과 옴니텔(65억원), 포스링크(18억원) 등은 모두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주식시장에 반복돼 온 테마주 열풍을 타고 주가가 급등락했다는 얘기다.  

정부가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로 무게의 중심을 옮기면서 당분간 테마주의 가격 하락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상에 없었던 것이 새로 생겨 났을 때 버블이 생기게 마련이고 비트코인도 여기에 해당될 수도 있다. 비트코인이 완전한 투자자산으로 인정 유무 및 속도에 따라서 가격등락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