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거래 1월물 가격이 10일 오후 9시(미국 시카고 현지기준, 한국시각 오후 12시)를 넘으며 1만8000달러(한화 약 2000만원)를 돌파했다. 이날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1만500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현지 기준 10일 밤 시간으로 접어들며 오름세를 계속나타내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 시장을 둘러싼 조작과 해킹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시장에는 낙관과 비관이 혼재한 상태다.

   
▲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11일 새벽(현지시간) 1만 8000달러대에 형성되고 있다. 출처=마켓워치

비트코인 1월물 가격은 11일 오전 12시59분(한국시각 오후 3시59분) 1만8850달러로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1월물 가격은 10일 오후 9시 39분(한국시각 11일 오후 12시 39분) 1만8700달러를 돌파한 뒤 11일 오전 1시39분(한국시각 4시 39분) 현재 1만880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현지 비트코인 현물 가격보다 약 220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미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1분(시카고 시각 11일 오전 1시 51분·한국시각 오후 4시 51분) 기준 비트코인 현물은 1만66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트래픽이 폭증하며 CBOE 웹사이트는 일시 마비를 겪기도 했다. CBOE는 “웹사이트 방문자가 크게 늘며 일시적으로 사용이 어려웠다”면서 “거래 시스템은 문제없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CBOE에서 제공하는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억만장자 윙클보스 형제의 제미니(Gemini) 거래소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최소 계약 단위는 1비트코인으로, 상품 거래는 일요일 오후 5시부터 월요일 오후 3시 15분까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매일 3시30분부터 오전 8시30분까지 평일 낮 15분을 제외하고 거래가 이뤄진다.

CBOE에서 현재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은 1월물, 2월물, 3월물 총 3가지다. 청산결제 기준은 매월 셋째주 수요일로 1월물은 1월 17일, 2월물은 2월 14일, 3월물은 3월 14일이 만기일이자 청산일이 된다. 해당 만기일에 오면 CBOE가 기준으로 삼는 제미니 거래소의 오후 4시 종가 기준으로 가격을 선정해 최종 가격이 결정된다.

WSJ “비트코인, 조작이나 해킹·결함에 대한 우려 크다”

선물은 미래의 거래 가격을 미리 결정해 현베팅하는 투자 방법이다. 쉽게 말해 미래의 가치를 현재 시점에서 사고 판다고 볼 수 있다. 선물거래의 특성상 미래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하락에 모두 베팅할 수 있어 현물 비트코인 가격에 변동성은 그만큼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 선물에 대형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의 공매도 가능성도 높아진만큼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비트코인이 해킹이나 조작에 의해 망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세계에서 불고 있는 비트코인 ‘광풍’에도 마땅한 규제 방안이 없으며 과거에도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킹당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50%이상을 차지했던 일본의 마운트곡스 거래소는 시스템 해킹으로 하루아침에 4억 7000만달러(한화 약 4369억원)를 잃고 이듬해 파산했다.

비트코인의 이러한 취약성은 가격 변동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하루아침에 수백달러가 오르내리는 등 비트코인 가격은 말 그대로 ‘널뛰기’를 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일부 거래소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조작 우려를 높이고 있다. 미국 휴스턴대 크레이그 피롱 경영학과 교수는 블로그를 통해 “비트코인 현금 시장은 미숙하고 견고한 시장의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CBOE와 함께 오는 18일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하는 시카고선물거래소(CME)는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선물 거래를 뒷받침하는 지수를 매 시간마다 발표하고 예외적인 거래는 지수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CME는 현재 기준으로 삼는비츠스탬프, 지닥스, 잇빗, 크라켄 등 4곳의 거래소보다 더 많은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을 지수 산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이날 미국 4대 금융사인 JP모건과 시티그룹은 CBOE와 CME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에 즉시 뛰어들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비트코인 옵션을 위한 스타트업 플랫폼인 레저X(LedgerX)의 폴 차우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는) 시기상조다. 거래소가 흔들린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몇 달이나 몇 년 전 수준으로 급락하는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시간 11일 오후 현재 비트코인 현물은 1760달러대(1900여만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