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둘러싼 열기, 그리고 논란이 심상치않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대시,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알트코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바로 '조심해야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 출처=픽사베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비트코인..파급력은?

세계 파생상품 시장의 거인인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가 10일 오후 5시(현지시각)부터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E)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개시하는 등,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빨라지고 있다.

선물거래가 도입되면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해 시장의 활성화를 끌어낼 수 있다. 다만 선물거래의 특성상 가격 하락을 원하는 세력도 존재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이 2500만원을 웃돌았으나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의 선물거래 직전인 10일 가격이 약 40% 이상 내려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더리움과 대시 등 다른 암호화폐 가격도 모두 폭락했다.

그러나 11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 1900만원대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됐으며 나머지 암호화폐도 오름새로 돌아섰다.

베일에 가려진 나카모토 사토시가 만든 비트코인이 8년 만에 제도권 시장에 진입했으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먼저 불확실성이다. 주식의 경우 기업의 상황에 따라 시세분석이 가능하지만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드포크나 그 외 호재에 따라 가격 등락을 예상할 수 있으나 투자자가 고려할 수 있는 매도수 타이밍이 명확하지 않다.

서울에 거주하는 암호화폐 투자자 최모씨는 "암호화폐를 구입하려고 해도 정보가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가격 등락의 추이만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면서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앞 뽑기방에서 침을 발라가며 뽑기하던 기분"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중학교 자녀를 둔 성모씨는 "주부들끼리도 요즘 모이면 암호화폐 이야기만 한다"면서  "대박을 노리며 투자하는 분위기가 만연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도 암호화폐 투자를 하며 큰 손실을 보기도 한다"면서  "한 학생은 학원비를 받아 암호화폐에 투자했으나 큰 손실을 봤고, 손실을 메우려 부모 몰래 사설 온라인 도박장을 기웃거리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문제가 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하드포크 조작설 논란이 퍼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 비트코인다이아몬드 등 새로운 파생 암호화폐가 탄생한 가운데 지난달 비트코인 플래티넘 하드포크 소식이 알려지며 사단이 났다.

일반적으로 하드포크는 암호화폐의 가치를 급등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플래티넘 소식은 투자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비트코인 플래티넘은 정해진 시간 등장하지 못했고, 현재 업계에서는 "고등학생이 사기를 쳤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해당 고등학생은 별도의 SNS 계정을 통해 "개발을 꿈꾸는 학생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암호화폐의 기본적인 약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담합에 의한 가격조작, 기술의 허술함, 해킹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많은 사람들은 암호화폐가 해킹에 무적이라고 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2014년 글로벌 1위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콕스는 해커에게 공격을 당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거래량의 70%를 탈취당했고, 결국 파산한 사례가 있다. 심지어 북한이 비트코인 해킹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비트코인 자체를 해킹할 수 없지만 거래소와 개인에 대한 공격은 충분히 가능하다.

선물거래까지 시작된 마당에 주식시장에서 움직이는 소위 작전세력이 암호화폐 가격 담합에 나서 '개미 투자자'들만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비트코인 거래소 레저X의 폴 초우 CEO는 "비트코인 거래소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중국과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규제 방침이 선명하다. 추가 암호화폐상장(ICO)을 금지한 중국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테스크포스가 출범했다.

물론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돈을 번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캐머론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다. CBOE가 이들 형제의 거래가격을 기초로 삼을 정도며, 윙클보스 형제는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를 운영하고 있다.

윙클보스 형제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도 인연이 깊다. 페이스북이 막 출시되던 2008년 윙클보스 형제는 마크 저커버그 CEO가 자기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고소했으며, 그 결과 막대한 현금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마크 저커버그가 제공한 6500만달러를 중심으로 2013년 4월 비트코인 1100만달러를 구입했으며, 현재 비트코인 수익으로만 10억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윙클보스 형제는 미국의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보다 최대 20배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윙클보스 형제. 출처=픽사베이

"이제는 달을 보아야 할 때"

비트코인으로 시작된 암호화폐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금이 조심해야 할 때고, 중요하다'고 입을 모든다.

한국 인사이트 연구소 김덕진 부소장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거래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지금, 막무가내로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면서  "지금의 분위기는 분명 거품이며, 오히려 거품이 꺼지면 진짜 암호화폐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부소장은 "암호화폐의 가치는 분명하지만, 투자의 개념으로만 접근하면 곤란하다"면서  "비트코인보다 비트코인을 이루는 블록체인의 기술력에 더 집중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진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암호화폐 거래는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독의 가능성도 있다"면서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김진원 팀장도 "최근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추이를 보면 우려가 든다"면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해 건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처음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들은 소액으로, 안전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비트코인 플래티넘 논란에 대해서는 "하드포크가 시작되면 개발자와 운영재단의 정보 등이 화이트백서 등을 통해 나와야 하는데 비트코인 플래티넘은 공개된 정보가 제한적"이라면서  "시장이 빠르게 변하다 보니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일단 '조작'에 가깝지 않나라고 의심하며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불확실성의 시대, 암호화폐를 둘러싼 거품논란이 불거지는 지금 정확한 정보와 판단으로 더욱 안전하게 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