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통신3사가 통신요금 경감을 위해 내년부터 마일리지를 통신요금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소멸되는 멤버십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는  한편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 국내 이동통신 3사.출처=각사 홈페이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13일 “가계소득에서 통신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면서 “정부는 통신요금을 부담을 줄이자는데 통신업계와 인식을 공유하면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통신사들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마일리지로 통신요금을 납부하는 방안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통신사들은 기존 요금제 체계와 충돌하지 않고 마일리지 결제 범위 지정을 위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요금 관련 사안은 정부에 긴밀히 협조하며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면서 “통신사들은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가입하면 지급되는 이동통신사 멤버십 포인트와 마일리지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쌈짓돈'이지만, 활용도는 그리 크지 않다. 매년 소멸되는 포인트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00억원, 마일리지는 약 1600억원에 이른다.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는 이용자의 통신요금과 가입기간을 산정해 제공하는 할인 서비스며 마일리지는 소비자의 결제금액과 비례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는 통신사의 포인트와 마일리지 체계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매년 사용하지 못하고 소멸되는 포인트가 마치 돈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SK텔레콤 VIP 고객인 김모(30)씨는 “바쁜 직장 생활로  VIP 혜택으로 제공받은 영화 티켓 6장을 하나도 사용하지 못했지만 티켓을 양도할 수도 없다”면서 “연말까지 사용하지 못한 혜택들은 차라리 돈으로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만 해당 가맹점이 할인 혜택을 하나하나 챙겨주지 않아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지 모른 채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면서 "무엇보다도 포인트를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비율이 낮아 할인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9월 이동통신사 멤버십 포인트 사용 실태 조사보고서에서  “통신 소비자가 받은 멤버십 포인트의 59.3%가 써보지도 못하고 사라진다”면서 “이렇게 소멸되는 포인트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포인트 이용 불만사항으로는 ‘상품 대금 중 포인트 결제 비율이 낮다’가 36.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지 않다’ 22.2%, ‘연말에 잔여 포인트가 소멸된다’ 20.5% 등으로 나타났다.

▲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 이용 관련 불만.출처=한국소비자원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655억원의 마일리지가 소멸됐다. 통신사별로는 KT가 787억원, SK텔레콤이 717억원, LG유플러스가 151억원 순이다.

소비자들은 복잡한 멤버십 서비스 방식 때문에 아예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통합하거나 결제비율 제한 없이 현금처럼 사용가능하도록 제도를 실용성 있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통신사들은 타 통신사와 차별화된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고 사용처 다변화를 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통신업계 측은 “통신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은 통신사 고유의 서비스 철학이 담겨있는 것”이라면서  “불필요한 혜택을 줄이고 의미 있는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멤버십 제도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