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선물시장에 데뷔한다. 본격 제도권 거래의 시작이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CBOE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현지시간 기준 오후 5시(한국 시간 11일 오전 8시)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CBOE에 이어 18일부터는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한다. 두 거래소는 지난 1일 미국 상품 선물 거래위원회에 비트코인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 상품임을 자체 인증 과정을 통해 입증하고 선물 거래 권한을 얻었다.

▲ 10일 오후 2시 11분 기준 1488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 2469만 1083원보다 이틀만에 40% 가까이 가격이 폭락했다. 출처=코빗

비트코인이 선물로 출시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의 향방은 알 수 없게 됐다.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참여하면서 가격이 급등할 수도 있지만 가격 하락에 베팅할 수있는 선물 거래의 특성상 비트코인이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선물거래 시장에서 가격 등락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앞두고 현지에서는 이미 대규모 자금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5억 달러를 목표로 하는 암호화 헤지펀드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보그라츠는 “개장 첫날 큰 유동성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동성을 구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적어도 한 주기 정도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CBOE의 선물은 첫번째 비트코인 억만장자 윙클보스 형제의 제미니 거래소의 가격을 기반으로 연동된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비트코인 가격이 10% 이상 떨어지면 2분간 거래를 중단하고, 20% 이상 하락하면 5분 간 휴장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CME는 CBOE보다 많은 비츠스탬프, 지닥스, 잇빗, 크라켄 등 4개 거래소 가격을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가격 반영이 가능하며 장 중단이나 투기세력의 공격, 가격 조작으로 인한 취약성도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까지 선물 거래량은 CME가 CBOE를 압도한다. 3분기까지 CBOE의 선물거래량은 5600만건이지만같은기간 CME는 31억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은 CME보다 CBOE가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CME보다 CBOE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CBOE는 비트코인 선물의 마진은 4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0일 오후 2시 11분 기준 1488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 2469만 1083원보다 이틀만에 40% 가까이 가격이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