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선을 웃돌며 승승장구하던 코스피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2476.37로 2470선으로 내려온 뒤 8일 현재 2464.0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내내 2500선을 넘었던 코스피 상승흐름은 이달 들어 한풀 꺾인 모양새다.

반면 같은 기간 끝을 모르고 하락하던 환율은 최근 1090원선을 회복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와 환율의 반대 움직임, 우연일까?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아주 밀접하게 얽혀있다. 통상 주가와 환율은 반대로 움직인다. 환율이 오르면 주가가 내리고, 주가가 오르면 반대로 환율이 내리는 식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원화로 주식을 사고 판다. 원화 투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주가가 오르게 된다. 외환시장에서는 수많은 통화가 거래되지만 주요 베이스는 달러다. 1달러 대비 얼마의 원화를 바꿀 수 있는지를 의미하는 원∙달러환율은 원화 양이 늘어나면 원화 가치가 하락,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주가와 환율 흐름의 이면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놓여 있다.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공통점은 원화와 달러,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큰 손’이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돈이 달러로 몰리는지, 원화로 몰리는지에 따라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요동치게 된다.

조금 더 쉽게 접근해 보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100만원의 투자금으로 A주식을 구매했다고 치자. 이때 투자 베이스는 원화다. 원화가 필요한 외국인투자자들은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수한다.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같은 시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량이 늘고 원화량은 줄어든다. 달러 대비 원화 양이 줄어들다보니 원화가치는 상승해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게 된다. 주식시장에는 100만원의 투자금이 유입되며 자연히 주가는 상승한다. 환율과 주가의 역방향 흐름은 이렇게 생겨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이 A주식에 투자했던 투자금을 회수한다고 가정해보자. 외국인들은 투자했던 100만원을 찾아 자국 화폐인 달러로 바꾸려고 한다. 그러려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야 한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량이 줄어들고 원화량이 늘어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접어들게 된다. 돈의 흐름을 따라 환율과 주가도 오르내림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최근 2주동안 환율과 주가의 흐름을 보면 차이는 명확해진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금리 인상 하루 전인 29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76.8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금리가 오른 후인 30일 1088.20원, 1일 1086.50원, 4일 1088.70원, 5일 1085.80원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6일 1093.70원, 7일 1093.50원, 8일 1093.30원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은 거꾸로 움직였다. 29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2512.90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금리인상이 결정된 30일 2476.37로 2470선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1일 2475.41, 4일 2501.67, 5일 2510.12로 소폭 상승했으나 6일 2474.37, 7일 2461.98, 8일 2464.00으로 거래를 마치며 하향 곡선을 그렸다.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결국 돈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곳이다. 어느 쪽으로 돈이 몰리느냐에 따라 주가가 오르기도, 반대로 환율이 오르기도 하는 식이다. 

단 이와같이 금리·외환·주식시장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산업에 영향을 미칠만한 급격한 대내외변수가 적을때 벌어진다는 것은 잊지말아야 한다. 단순히 환율과 주과의 상관관계만을 놓고 보면 정반대로 가는 흐름을 읽을 수 있지만 천재지변이나 경기에 영향을 줄 만한 급격한 변동 변수가 발생할 경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주식시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