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스트라이커 장갑차’로 통하는 K808·K806 차륜형 장갑차가 전력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방산업체인 현대로템은 지난 7일 방위사업청과 차륜형장갑차 2차 양산 물량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수주 금액은 모두 3907억원 규모다. 차륜형 장갑차는 현대로템 주관으로 2012년 12월 연구 개발에 착수했고 지난해 5월 운용시험평가에서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같은 달 말 국방규격이 제정되면서 6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방위사업청은 2023년까지 약 600대를 생산할 계획으로 있다.

▲ 8륜형 장갑차 K808.출처=현대로템

K808장갑차는 바퀴 8개를 장착하고 전방 사단 수색대대와 기계화보병사단의 기갑 수색대대에 배치돼 야지·산악지역에서 병력의 신속한 전개와 수색정찰 임무를 맡고 바퀴 6개인 K806장갑차는 후방지역의 기동타격과 수색정찰 임무에 사용될 전망이다. 차륜형 장갑차는 적 저격수 저격총이나 돌격 소총, 기관총 등의 위협으로부터 보병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들 장갑차는 우리군이 운용하고 있지만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K-200 장갑차를 대체하면서 우리군의 기동력과 전투력, 병력의 생존성을 대폭 높일 것이란 점에서 대북 군사력 우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려도 무방할 것 같다.

현대로템, 차륜형 장갑차 2차 양산분 3900억원어치 수주

이번 계약은 지난해 12월 현대로템이 수주한 차륜형장갑차 첫 양산 물량 계약에 이은 후속물량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로템은 6×6(6개바퀴 개별구동) 기본형 K806과 8×8(8개바퀴 개별구동) 보병전투용 K808 두 가지 모델의 차륜형장갑차를 창원공장에서 생산해 2020년 11월까지 납품한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6일 국회 의결을 거쳐 내년도 국방예산이 지난해 보다 7% 증가한 43조 1581억원으로 확정됐다면서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K-9자주포, 보병용중거리유도무기, 울산급 Batch-II, 공중급유기, 상륙기동헬기, 차륜형장갑차 등에 올해보다 4883억원 증가한 6조 3964억원을 투입한다고 하면서도 차륜형 장갑차 도입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 차륜형 장갑차 K806.출처=현대로템

두 모델 모두 각 바퀴마다 개별 구동하는 독립현수장치를 달아 야지 주행 시 승무원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으며 차량 내 냉·난방 장치도 설치했다.두 모델 모두 420마력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할 수 있다.

크기는 기본형이 길이 6.8m, 너비 2.7m, 높이 2.9m에 무게 16t이하다. 탑승병력은 11명이다. K808은 길이 7.4m, 너비 2.7m, 높이 2.6m에 무게 20t이하로 역시 완전무장한 11명의 병력이 탑승할 수 있다. K4 고속기관포와 K6 중기관총으로 무장한다.

둘다 구경 12.7mm 기관총과 14.5mm 기관총 탄도 막아내는 방호력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K808에는 타이어에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가 적용돼 주행 안전성이 우수하며 적의 총이나 포탄에 맞을 경우에도 주행 가능한 런플랫 전술타이어를 장착한다. 따라서 적에게 피탄돼도 장갑차는 일정거리를 달릴 수 있다. 또한 하천 도하용 수상추진장치도 장착되기 때문에 자체 도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차륜형 장갑차는 좁고 협소한 시가지 전투와 도로주행을 통한 신속기동이 필요한 전장환경에 투입되기에 적합한 무기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기동성과 방호력, 지원화력을 갖추고 있어 북한 군에 대한 우리군의 교전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 남북 전차, 장갑차 전력 비교.출처=국방백서 2016

 

南 장갑차 2700여대 vs 北 2500여대

현재 우리군은 1984년부터 보급된 무게 13.2t의 K-200보병 수송 장갑차 2500여대와 2009년 배치를 시작한 무게 25t에 구경 40mm 주포를 장착한 K-21 보병전투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2016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우리군이 운용하는 장갑차는 2700여대다. 수에서 북한군에 비해 앞선 무기다.

우리군의 주력 장갑차는 무한궤도를 장착한 궤도형 장갑차량이어서 험지 기동력이 뛰어나다. K-21은 미국의 브래들리 장갑차와 같은 보병전투차량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길이 6.9m, 너비 3.4m, 높이 2.5m에 750마력의 힘을 내는 강력한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최고속도는 도로 시속 75km, 야지 40km다. 강력한 주포는 적 경전차는 물론 헬기도 격추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한다. 전면에서 30mm 포탄을 막아내는 등 방어력도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완전무장한 병력 9명이 탑승한다.

K-200은 길이 약 5.5m, 너비 2.85m, 높이 2.52m로 구경 12.7mm와 7.62mm 기관총으로 무장한다. 조종수 외에 9명의 병력을 수송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70m로 빠른 편이지만 북한이 보유한 구경 14.5mm 기관총탄을 방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도 다량의 장갑차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군보다 운용시기가 앞서 노후화가 심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2016년 국방백서는 북한이 운용하는 장갑차 수를 2500여대라고 밝히고 있다. 위키피디아에는 2200여대로 나온다. 역시 한국군보다 적은 수량이다.

▲ 북한 8륜형 장갑차 BTR-80A

BMP-1 보평전투차, BTR-60PB, 타입 63APC, BTR-80A(8륜형), M1992,BTR-40 등이 있다.

BTR-80A형이 우리군이 도입하는 8륜형 장갑차와 비슷하다. 밀리터리 투데이 닷컴에 따르면, 길이 7.7m, 너비 2.95m, 높이 2.8m로 무게는 15t이다. 14.5mm 기관포 2문, 7.62mm 기관총으로 무장한다. 승무원 외에 7~8명의 태우고 최고 시속 90km로 달릴 수 있다. 엔진은 장갑차 후방에 있고 탑승 문이 좌우 측면에 있는 게 특징이다.

▲ 북한 6륜형 장갑차

북한군도 6륜형 장갑차를 보유하고 있다. 병력 수송과 정찰용으로 알려져 있다. 용접 차체로 만들었고 포탑이 있다. 전면 구경 12.7mm, 측면 7.62mm 총탄 방어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 6.5m, 너비 2.95m, 높이 2.8m로 무게는 12t이다. 역시 14.5mm 기관포 2문에 7.62mm 기관총 1정으로 무장하고 있다.최고속도는 시속 90km, 도하속도는 시속 10km다. 승무원 외에 약 6명의 완전 무장병력을 실어나를 수 있다.

화력 면에서 북한군 장갑차는 우리군에 앞섰다고 맞다. 더욱이 최근 군 열병식에서는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것도 목격됐다. 그럼에도 북한군 무기 역시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피해가지 못한다. 오래된 데다 경제난으로 유지보수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돼 전투력이 우리 장갑차에 필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군비 확충은 돈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군은 내년 국방비로 43조1581억원을 투입한다. 이중 무기 구입 등 전력증강을 위한 방위력개선비로 13조5203억원을 지출한다. 방위력 개선비는 올해에 비해 10.8% 증액된 것이다. 다른 무기와 방비와 마찬 가지로 우리의 건실한 경제력에 바탕을 둔  차륜형 장갑차 전력화가 완료되는  2020년께는 우리군의 대북 장갑차 전력 우위는 더욱더 굳건해질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