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우리군의 차륜형 장갑차 2차 양산물량 수주에 성공했다. 계약규모는 3900억원대다.  차륜형 장갑차는 캐터필러와 같은 '무한궤도' 없이 일반 차량처럼 바퀴를 굴려 움직이는 장갑차로 병력을 실은채 고속으로 주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장갑차다.

▲ K808 차륜형 장갑차

현대로템은 7일 방위사업청과 차륜형장갑차 2차 양산 물량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수주 금액은 모두 3907억원 규모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6일 국회 의결을 거쳐 내년도 국방예산이 지난해 보다 7% 증가한 43조 1581억원으로 확정됐다면서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K-9자주포, 보병용중거리유도무기, 울산급 Batch-II, 공중급유기, 상륙기동헬기, 차륜형장갑차 등에 올해보다 4883억원 증가한 6조 3964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차륜형 장갑차 도입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우리군은 1984년부터 보급된 무게 13.2t의 K-200보병 수송 장갑차 2500여대와 2009년 배치를 시작한 무게 25t에 40mm 주포를 장착한 K-21 보병전투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군은 노후 장갑차를 대체하기 위해 차륜형 장갑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로템이 수주한 차륜형 장갑차가 전력화한다면 한국 육군의 기동력과 생존성이 대폭 향상될 될 전망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2월 현대로템이 수주한 차륜형장갑차 첫 양산 물량 계약에 이은 후속물량이다.  계약에 따라 현대로템은 6×6(6개바퀴 개별구동) 기본형 K806과 8×8(8개바퀴 개별구동) 보병전투용 K808 두 가지 모델의 차륜형장갑차를 창원공장에서 생산해 2020년 11월까지 납품한다.

▲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K806 차륜형 장갑차

두 모델 모두 각 바퀴마다 개별 구동하는 독립현수장치를 달아 야지 주행 시 승무원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으며 차량 내 냉·난방 장치도 설치했다.두 모델 모두 420마력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할 수 있다.

크기는 기본형이 길이 6.8m, 너비 2.7m, 높이 2.9m에 무게 16t이하다. 탑승인원은 11명이다. K808은 길이 7.4m, 너비 2.7m, 높이 2.6m에 무게 20t이하로 11명이 탑승할 수 있다. K4 고속기관포와 K6 중기관총으로 무장한다.  K808에는 타이어에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가 적용돼 주행 안전성이 우수하며 적의 총이나 포탄에 맞을 경우에도 주행 가능한 런플랫 전술타이어를 장착하고  하천 도하용 수상추진장치도 탑재한다.  

이로써 차륜형장갑차 사업은 본격 생산궤도에 오르게 됐다. 현대로템은 2차 양산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차륜형장갑차의 생산기반과 물량이 안정화되면서 방산부문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을 계기로 현대로템은 차륜형장갑차 해외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동, 동남아, 중남미 등 차륜형장갑차에 관심이 많은 국가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은 또 지난해 9월 차륜형지휘소용차량 체계개발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됐으며 2019년까지 체계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차륜형장갑차 사업을 진행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기반설비가 추후 차륜형지휘소용차량 양산 사업 수주에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차륜형장갑차 초도양산 물량에 이어 2차 양산 물량까지 확보함으로써 방산 부문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최고 품질의 차륜형장갑차를 적기에 납품, 국방 전력 강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