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비트코인은 7일(현지시간) 장중 20%나 등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한때 1만 9300달러(약2080만원)를 넘어섰다가 다시 급락해 월드코인 인덱스에서 한국시간 8시 24분 현재 1만 683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최대거래소인 빗섬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보다 앞서 1만 926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달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이 1만 달러를 돌파한 곳도 한국이다. 한국(지난 달 27일)이 미국(29일)보다 빨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비트코인 가격을 선도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의 젊은 층들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비트멕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아더 헤이에스는 “한국인들은 디지털 자산과 디지털 기술에 아주 익숙하다”며 “한국의 젊은이들이 최근 비트코인의 폭발적 상승세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에 익숙한 한국에서 폭발적 호응

이에 앞서 블룸버그 통신도 6일 "한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가상화폐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국은 일종의 '그라운드 제로(폭발의 중심 지점)'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이 비트코인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21%가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한국에서 원화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국제 시세보다 약 20% 높게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의 이 같은 큰 관심에는 지정학적 요소, 문화적 요소 등이 혼재돼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데 다 최근 대통령 탄핵 사태와 같은 정치적 혼란을 겪은 한국에서, 어느 나라에서나 거래 가능한 '무국적' 지위로서의 비트코인이 한국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부상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가상화폐에 대해 훨씬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WSJ은 1년 전만해도 한국과 일본은 세계 비트코인 업계에서 소규모 시장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가장 큰 거래소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전체 거래의 60%가 일본에서, 20%가 한국에서 발생한다.

비트코인의 급등락은 비트코인 업종 종사자로부터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지불 시스템인 비트페이(Bitpay)의 최고경영자(CEO)안 스티븐 페어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거품이라는 사실을 90%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선물 상품 출시 계기 "안정세" vs "급등락 더욱 심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오는 11일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한다. 이어 1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도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한다. 비트코인이 정규 거래소에 편입될 경우에도, 유동성이 개선되고 변동성은 줄어들어 비트코인 거래가 훨씬 질서 있게 이뤄지면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막대한 기관자금이 유입돼 급등락 장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출처= WP 캡처

이와 같은 비트코인의 급등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난 한 주간은 비트코인이 정상 통화로 등록되었을 때 얼마나 가치가 오를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며 비트코인의 급등이 (미국의 관점에서) 왜 우려스러운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통화다. 사회는 표준화된 통화를 사용해 가치 있는 것을 교환한다. 상품을 거래할 때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로 교환할 수도 있고(물물 교환) 통화, 즉 돈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받은 돈은 다른 판매자에게서 무언가를 사기 위해 사용할 있다. 통화에 관한 한, 마술 같은 건 없다.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다고 받아 들이는데 동의하면, 그것은 그렇게 될 수 있다.

비트코인이 우려스러운 까닭은

통화는 또 단위 가치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어야한다. 통화에 명확한 가치가 없다면 그것으로 물건을 사기는 어렵다. 구매자가 "이 만큼만"이라고 말하는 반면, 판매자는 항상 그 이상을 원한다.  통화는 또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유지되어야 한다. 통화 보유자가 통화를 즉시 지출하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가치 있다고 믿는 경우에만 통화는 가치가 있다.

이런 진실이 몇 세대에 걸쳐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역사는 정부가 종종 시민들로 하여금 가치 저장소로 바람직하지 않은 통화를 사용하도록 강요했고, 통화 단위당 가치를 일방적으로 변경(평가 절하)하거나 일방적으로 더 많은 통화를 발행해(인플레이션) 그 가치를 훼손시켜 왔음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우리가 중앙은행가들이 인플레이션을 나쁜 것으로 말하는 것을 종종 듣게 되는 이유다. 그들은 통화 단위당 가치 하락이 통화를 바람직하지 만들까 봐 두려워한다. 안정되지 않은 통화를 보유한 국가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더 안정적이고 바람직한 다른 통화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이른 바 ‘외환 관리’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기본 운영 구조(이를 지원하는 블록 체인 거래 원장 시스템)는 정부의 정밀 조사나 규제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정부로부터 자신들의 거래와 돈을 숨기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또 현재 사용하고 있는 통화의 평가절하를 초래할 수 있는 정부 조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이다.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을 금융 현상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두 가지에 집중해 보자. 첫째는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의 상당 부분이 외환관리를 하는 국가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사람들은 비트코인 시장 구조의 익명성을 이용해 국가의 관리를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 출처= 픽사베이

두 번째는 – 이것이 미국 기업인으로서 더욱 염려스러운 점인데 -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이것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미국 달러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미 의회가 무분별한 세제개혁안으로 인해 미국의 재정 적자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 의회는 이런 시장 신호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달러는 주요 국제 통화 노릇을 해 왔다. 이것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미국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다른 어떠한 요인보다도 달러의 이러한 지위는 미국으로 하여금 낮은 차입 금리, 낮은 인플레이션, 낮은 에너지 비용을 누릴 수 있게 해 주었다. 사회는 환율(그것이 비트코인이든 다른 통화든)에 따라 선호하는 통화를 찾기 때문에, 미국 달러가 그런 매력을 잃게 되면, 그것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상승, 에너지 비용 증가, 물가 안정성 상실 부족 – 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

재정적인 무분별함으로 인해 정부가 통화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을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이 보아왔다. 미국은 그런 사실에 면역되어 있지 않다. 국제 투자자와 미국 국민이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미국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앞으로 다가올 재앙의 징조가 될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당신에게도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