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데스매치 - 리뷰 vs 리뷰. 에이수스 ROG GL503 편

ROG GL503 스나이퍼 에디션 "스나이퍼가 소환사보다 세다, 훨씬" - 조재성

ROG(Republic of Gamers). 게이밍 기어 유저가 아니라면 익숙한 이름이 아닐 수 있다. ROG는 몰라도 에이수스(ASUS)는 많이들 알지 않나. 대만 컴퓨터 브랜드 말이다. 에이수스 게이밍 브랜드가 ROG다. 2006년에 론칭했으니 제법 역사가 길다. ROG는 게이밍 노트북 1위에다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모니터, 주변기기 등 라인업이 탄탄하다.

ROG는 지난 11월 열린 게임축제 지스타 2017 행사장에 부스를 차렸다. 신제품 이것저것을 전시했다. 내 눈을 사로잡은 건 게이밍 노트북 GL503 시리즈다. 일반 모델인 아테나, MOBA(적진 점령 게임) 특화 모델 소환사, FPS(1인칭 슈팅 게임)에 적합한 스나이퍼 에디션으로 나뉜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나 오버워치 같은 게임을 풀옵(옵션 최대치)으로 돌리고도 남는 스나이퍼 에디션에 취향을 저격당했다.

▲ 사진=노연주 기자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소환사와 스나이퍼를 다시 만났다. 두 노트북 겉모습 차이부터 눈에 들어오더라. 결론부터 말하면, 스나이퍼 압승이다. 메탈 느낌을 살린 블랙 알루미늄 소재가 감싼 표면이 강렬한 인상이다. FPS에 등장하는 총기 질감 같기도 하고. 소환사 에디션은? 표면에 조잡한 무늬가 소환된 느낌이랄까. 물론 개인 취향은 존중하겠다.

속을 보면 두 제품 모두 '기본기가 탄탄한 게이밍 노트북'임에 틀림없다. 인텔 코어 i7-7700HQ 기반 강력한 성능으로 게이밍을 돕는다. 노트북이란 이름에 어울리게 휴대성도 확보했다. 15.6인치 디스플레이에, 무게는 2.5kg 정도다. 두께는 2.4cm로 게이밍 노트북 치곤 슬림하다. 그간 얼마나 많은 게이밍 노트북이 게이머 어깨를 짓눌렀던가. 소환사랑 스나이퍼는 조금 나을 듯하다.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노트북을 열면 화려한 RGB 라이트를 내뿜는 키보드가 게이머를 반긴다. 이 키보드는 N키 롤오버 기술이 들어가 동시입력을 보장한다. 마치 기계식 키보드처럼. 게이밍에 돌입하면 듀얼 냉각 시스템이 하드웨어 퍼포먼스를 유지해준다. 본체엔 사이드도어를 채용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손쉽다. USB 3.0 4개를 비롯한 다양한 포트로 연결성도 확보했다. 게이밍 노트북답다.

여기까진 공통분모다. 디테일로 들어가면 스나이퍼가 소환사보다 세다. 훨씬. 일단 그래픽카드가 다르다. 스나이퍼엔 지포스 GTX1070이, 소환사엔 1060이 탑재된다. 메모리도 스나이퍼는 DDR4 16GB인 반면 소환사는 8GB다. 특히 스나이퍼는 노트북에서 찾아보기 힘든 주사율 144Hz 패널을 장착했다. 한없이 부드러운 화면을 지원한다. 소환사는 120Hz 패널이다. 굵직한 차이는 이 정도.

▲ 사진=노연주 기자

스나이퍼보다 '더 낫다'라고 할 부분이 소환사엔 없다. 둘이 레벨 자체가 다른 느낌이랄까. 자동차 같은 모델 하위 트림과 고성능 버전의 차이 같기도 하다. 이왕이면 스펙이 출중해야 쾌적한 게이밍을 즐길 수 있다. FPS는 물론 MOBA를 즐기기에도 스나이퍼가 앞선다. 스나이퍼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약한다.

단점이 없진 않다. 스나이퍼는 200만원대다. 100만원대 중후반인 소환사보다 게이머 지갑에 훨씬 큰 부담을 준다. 그럼에도 완벽한 게이밍을 위한 우월한 퍼포먼스의 장비를 원한다면 소환사보단 스나이퍼다. 값어치는 분명히 해낸다.

 

ROG GL503 소환사 에디션 "이걸로도 충분, 거기서 거기" - 장영성

ROG 소환사 GL503은 MOBA에 최적화된 게이밍 노트북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 도타2(DOTA2),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일명 히오스)과 같은 게임 말이다. 심지어 이름도 소환사다. 소환사라니. 아무래도 스나이퍼가 압승한 이유는 성능이 아니라, 이름에서 한몫을 한 것 같다. '히어로 에디션'이라는 영문 이름이 낫다고 되새기며 '소환사 에디션' 노트북 포장을 뜯었다.

처음 보면 소환사도 스나이퍼와 같이 약간 메탈 질감이 느껴지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뱀 가죽 같기도 하다. 업체 말에 따르면 익스트림 게임용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한다. 스나이퍼와 비교하자면, 스나이퍼는 도둑이 들면 무기로 사용하면 좋을 듯한 무게감과 생김새를 지녔다. 소환사는 이런 상황에 쓰기엔 조금 아쉽다. 무게는 둘 다 2.5kg으로 같지만, 왠지 스나이퍼가 조금 더 무거워 보인다. 느낌상.

▲ 사진=노연주 기자

하드웨어는 앞서 언급됐듯. 스나이퍼 메모리가 DDR4 16GB인데 비해 소환사는 8GB다. 조금 부족하다. 디스크 용량은 1TB로 높지만, HDD를 이용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처리 속도가 아쉽다. 하지만 이는 옵션 선택에 따라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특히 모든 GLS03 시리즈에 장착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용 사이드 도어가 있어 누구나 쉽게 성능 향상을 노릴 수 있다. 스나이퍼 상위 모델은 가격대가 200만원 중반이다. 차라리 부품 몇 개 더 구매해서 사이드도어에 장치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래픽은 지포스 GTX 1060을 사용한다. 우리나라 피시방에서 가장 많이 선호하는 제품군인 60번대 라인이다. 그만큼 친숙한 그래픽 모델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이나 오버워치 정도는 60대 라인 그래픽으로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GTX 1060이 1070에 비해서 40% 정도 그래픽 성능 차이를 보인다고 말한다. 그만큼 1070이 좋지만, 온라인 게임 위주라면 1060으로도 충분하다. 아니, 넘치는 성능이다. 참고로 1070은 패키지 게임 위주로 하는 사람에게 좋다.

▲ 사진=노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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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은 스나이퍼와 같은 15.6인치다. 대신 소환사는 스나이퍼와 다르게 광시야각 패널을 장착했다. 옆에서 나의 게임 실력을 누군가에게 뽐내기 좋다. 풍부한 색상의 120Hz 주사율은 MOBA게임을 하기에 무리가 없다. FPS 게임을 즐기기에도 손색없다. 스나이퍼가 144Hz의 이례적인 주사율을 지녔지만 120Hz도 비슷한 가격대 모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거기에 와이드뷰 패널까지 달려있으니.

게임을 하다 보면 느끼는 특징이 있는데 와이파이를 연결해도 인터넷 속도가 느리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좋은 핑을 유지한다. 이 특징은 ROG GL503 모든 라인에서 나타난다. 소환사는 802.11n보다 최대 6배 빠른 무선 속도를 위해 867Mbps 802.11ac 2x2 와이파이로 설계됐다. 이렇게 설명하면 알 수 없다. 무슨 말인가. 그냥 GL503은 와이파이를 이용한 상태에서 다른 노트북보다 인터넷이 최대 6배 빠르다고 생각하면 된다. 2개의 동시 데이터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2개의 안테나가 있어서다. 이를 통해 소환사는 고대역폭의 인터넷 품질을 제공한다. 다른 노트북보다 넓은 와이파이 로밍 범위도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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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트북 중 하나를 사람에게 이게 좋고 저게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개인 취향이니까. 돈이 많으면 스나이퍼 쓰는 것이고. 조금 부족하다면 소환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답변 같다. 물론 GL503의 휴대성과 탁월한 성능, 특유의 게임 몰입감은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다. 돈이 부족하다면 소환사는 어떨까. 소환사로도 최근에 출시된 게임을 하기에 무리가 없다. 스나이퍼를 구매할 돈이 있다 해도 소환사를 구매해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