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불참한 가운데 최승호 MBC 해직PD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해직 1997일만의 일이다.

최 사장 내정자는 1986년 MBC 시사교양 PD로 입사한 후 오랫동안 PD수첩을 제작하며 PD 저널리즘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행해진 4대강 사업을 파헤친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제작한 후 해고됐다.

해고된 후에는 독립 탐사보도매체인 뉴스타파를 운영하며 조세회피처 보도, 국가정보원 간첩 조작 사건 등 굵직굵직한 특종보도를 이어갔다.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해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결탁을 생생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즉각 논평을 내고 최승호 해직PD의 MBC 신임 사장 내정을 환영했다. 언론개혁연대는 “언론의 소명을 강조했던 최승호 PD,  MBC 정상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방문진이) 현재 MBC에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치 자본 권력에 ‘질문하는 언론’으로서의 복구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최승호 신임 사장 내정자는 지역 계열사와 관련해 자율경영 강화 및 TF 구성을 통한 현안 해결, 계열사 사장 선임 절차 투명화, 자사 출신 사장 선임 확대, 표준계약서 도입, 방송 스태프 노동조건 개선, 비정규직 대표와 정기적 현안 협의 등을 독립제작사와 수평적 동반자 관계 형성 등을 약속했다”며 “이 같은 정책들은 MBC 정상화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 8개월 밖에 안 된 사장을 끌어내리고 노조를 등에 업은 최승호 신임 사장이 MBC 사장실을 점령했다"며 "최승호 사장 선임으로 공영방송 MBC가 완전히 노영방송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최 사장 내정자는 8일 출근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와 함께 해직자 즉각 복직 내용을 담은 노사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