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 뉴스 조작 파문으로 포털 공정성 문제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의 핵심 관계자들이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해명과 설명했다.  네이버가 포털 뉴스의 공정성에 제기되는 문제제기에 해명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면, 카카오는 다소 공격적인 입장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과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이 7일 오전 공동으로 주최한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는 네이버 유봉석 미디어 지식정보서포트부문 전무와 카카오 이병선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대학교 손병준 교수, 건국대학교 황용석 교수, 법무법인 주원 김진욱 변호사, 서울YMCA 한석현 팀장, 한국신문협회 정우현 부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은경 국장, 문화체육관광부 김진곤 국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영해 정책관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열리기 전부터 업계의 관심을 크게 받았다. 최근 불거진 포털의 공정성 논란에 당사자들이 직접 입을 연다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포털 무엇이 문제일까

송희경 의원은 “국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포털이 허위 정보와 뉴스를 통해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뉴스 에디터인 포털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는 지금의 논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나오는 과도한 규제 논란을 의식한 듯 “국민의 사랑을 받는 포털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도 했다.

오세정 의원은 포털의 독과점을 문제삼으며 “과도한 시장 점유율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 의원처럼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그 역시  “민간 사업이기 때문에 국회가 개입해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면서  “좋은 공감대를 끌어내자”고 강조했다.

축사에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 등이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포털의 부작용을 크게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포털의 가짜뉴스와 정치 편향성, 불투명한 실시간 검색어, 갑질 논란 등을 모두 열거하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실시간 검색어 1위가 280번, 홍준표 후보는 80번에 불과했다. 포털의 공정성이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유봉석 전무는 뉴스 콘텐츠의 투명한 배치와 향후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포털 공정성 시비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일일이 대처하지 않고 ‘우리 인프라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유 전무는 “포털로 들어오는 언론사 기사는 하루 평균 1만8515건”이라면서 “신문사들은 주로 아침이나 저녁에 기사를 송출하고, 인터넷 언론사들이 실시간 이슈에 대응하는 등 상대적 특수성을 고려해 뉴스 공정성 논란을 살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네이버 뉴스 배치, 클러스터링, 메인노출가중치 등 자사의 뉴스 콘텐츠 배치 원리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일차로 기계가 자동으로 기사를 취합하면 후작업은 사람이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성숙 대표 직속 뉴스배열혁신TF, 뉴스 알고리즘 혁신 TF,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TF를 가동해 뉴스는 물론 다양한 분야의 플랫폼 공정성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이병선 부사장은 “포털만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것은 아니다”면서 “일각에서 포털이 뉴스를 편집할 조직과 능력이 있냐고 묻지만, 우리는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 제휴평가위원회 등을 거치며 편집권을 서서히 포기하고 있음에도 공정성 논란이 점점 심해지는 것처럼, 카카오도 비슷한 상황이다”면서  “공정성의 잣대가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모든 공정성 문제를 포털에게만 전가하는 최근의 분위기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셈이다.

이 부사장은 “루빅스라는 알고리즘까지 도입했더니 이번에는 루빅스도 사람이 많든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애 나와야 하나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구글과 페이스북이 나왔어야 했다”며 글로벌 기업 역차별 이슈를 꺼냈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 등에는 선명한 규제를 하지 못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에만 규제 일변도로 나가는 최근의 분위기를 꼬집었다는 평가다.

이어진 패털토론에서는 다소 과격한 발언들도 나왔다. 손영준 교수는 “지금 포털은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정보가 많아지고 언론사의 종류도 다양해졌지만 한국 언론의 질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모두 포털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손 교수는 “포털이 공정한 플랫폼이 되어야지 주주들의 이익만 바라면 곤란하다”면서 “뉴스 편집권에서 손을 떼어야 한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손 교수의 댓글 발언이다. 현재 포털 댓글은 뉴스만큼 여론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다. 손 교수는 “지금 우리 인터넷 댓글은 다 쓰레기”면서 “외국 매체의 경우 쓰레기 댓글을 다 지워버리고 품격있는 댓글만 남겼다. 이런 방향까지 고려한 포털의 진화를 고민하고 싫다면 규제를 받아라”고 강조했다.

황용석 교수는 다소 중립적인 제안을 제시했다. 그는 “스페인 저작권 법이 바뀌며 구글이 언론사 링크 전달을 중단하자 현지 언론 매체들이 엄청난 트래픽 하락에 시달렸다”면서  “포털의 책임을 논해도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변호사는 강경했다. 그는 “포털은 영화 내부자들의 언론인처럼 국민을 개, 돼지로 보고있다”면서 “여론의 향배를 자신의 입맛에 따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석현 팀장은 포털의 뉴스 편집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했으며 한국신문협회 소속의 정우현 부장은 “포털에서 소비되는 콘텐츠의 90%는 뉴스”라면서  “신문법을 개정해 언론진흥기금에 포털도 비용을 내야 한다”는 다소 신선한 제안을 했다.

이은경 국장과 김진곤 국장, 그리고 최영해 정책관은 모두 균형있는 포털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왼쪽부터 카카오 이병선 부사장, 네이버 유봉석 전무

공정성의 잣대, 이후의 포털

이번 토론회만으로 포털의 공정성을 두고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포털이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ICT 업계는 ‘과도한 규제’라고 맞서는 중이다. 언론계는 포털이 없다면 하루도 버티기 어려운 빈약한 사업구조를 가진 상태에서 쓸데없이 포털에 대한 막연한 증오감만 불태우고 있다. 그저 돈을 더 내놓으라는 말만 하는 중이다.

최근 포털 플랫폼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도 내밀한 기원을 찾아가면 포털에 대한 기본적인 증오감이 깔려있다는 지적이 있다. 포털의 공정성을 논하는 자리에서 정우현 한국신문협회 부장이 합리적인 전재료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언론사의 콘텐츠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 포털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관건이다. 아직 그 기준은 논쟁중이다.

언론사 콘텐츠의 기준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듯이 공정성에 대한 생각도 모두 다르다. 사람이 편집하는 것, 기계가 편집하는 것, 사람과 기계가 함께 편집하는 것 모두 공정성 시비가 일어나고 있다. 그 대안으로 포털이 뉴스 편집을 아예 포기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결국 이번 이슈는 언론사 콘텐츠의 가치, 공정성의 정량측정부터 먼저 시작돼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