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창업한 장수기업 삼양그룹은 최근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과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이것을 ‘윈(WIN)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윈 프로그램은 ‘성과주의’를 핵심 개념으로 삼고 있다. 삼양그룹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조직문화와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려 한다. 윈 프로그램은 성과 중심의 시스템이지만 이 성과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로 보장한다.

▲ 출처=삼양그룹

자율적 근로가 곧 성과

성과는 업무의 집중에서 나오다. 삼양그룹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에게 시차 출퇴근제도를 적용한다. 이 제도는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 30분 간격으로 자율로 출근 시간을 정하고 8시간 근무를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아침 7시에 출근하면 오후 4시에, 오전 10시에 출근하면 오후 7시에 퇴근하는 방식이다. 출근 복장도 역시 자율에 맡긴다.

삼양그룹은 또 신임 팀장과 근무한 지 10년이 되는 직원에게는 1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준다.

안식월 제도는 직원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일하는 방식을 바꿔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생각이 그 바탕이다. 삼양그룹이 추구하는 성과주의는 이 같은 직원의 복지를 기반으로 이뤄나간다.

육체 건강과 정신 건강 모두 회사가 책임진다

삼양그룹의 직원 건강 챙기기는 유별나다. 회사의 성과는 직원의 건강에서 나온다는 경영자의 철학이 깊이 배어 있다. 우선 삼양그룹의 구내 식당은 모두 무료다. 되도록 식사는 거르지 않도록 회사가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다.

또 직원이 체력관리를 하도록 각 사업장에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본인은 물론 가족의 건강검진비와 의료비까지 지원하는 복지제도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건강이 곧 업무의 효율성을 가져온다는 믿음에 기초한 사내 복지 정책이다.

▲ 삼양그룹의 사내식당은 모두 무료이고 직원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각 사업장마다 휘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삼양그룹

육체 건강 못지않게 정신건강도 중요하게 여긴다. 삼양그룹이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는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다. 워킹맘, 워킹대디를 위해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배려한 사내 복지 중 호평 받는 정책이다. 덕분에 자녀를 둔 직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다. 육아에 대한 걱정이 해소되면 그 다음으로 찾아오는 자녀 교육과 주거지 걱정도 최대한 덜어주고 있다.

▲ 출처=삼양그룹

삼양그룹은 이를 위해 어린이집부터 대학교까지 자녀의 학자금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생활 안정자금, 결혼자금, 전출 자금, 주택자금, 사우회 융자 등 다양한 금융 지원 제도를 운용한다.

삼양, 소통과 개방 추구한다

▲ 삼양그룹 김윤 회장, 출처=삼양그룹

김윤 회장은 올해 상반기 판교에서 열린 삼양디스커버리센터 준공식에서 “내부 소통을 활성화하고 국내외 각종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개방형 혁신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칸막이 없는 소통의 상징이 삼양디스커버리센터다. 삼양디스커버리센터는 삼양그룹이 판교에 준공한 식품과 의약바이오사업의 연구소 및 사무 공간이다.

이곳에는 서울, 인천, 대전 등지에 흩어져 있던 식품, 의약바이오 사업의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인력 약 400명이 모여 있다. 한 공간에 모여 긴밀하게 소통해 혁신 시너지를 강화하고 외부와의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삼양디스커버리센터의 공간 구성도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3층부터 7층까지 매 층마다 코너를 활용한 특색 있는 소통 공간을 마련했다. 2층에는 농구, 다트 게임기 등을 들여놓았다. 게임을 통해 친목도 강화하고 격의 없이 소통하라는 의미다.

1층에는 삼양 제품을 시연할 수 있는 푸드랩을 뒀다. 고객을 대상으로 삼양의 식품 소재를 직접 시연하며 적극 소통하기 위한 것이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전용 공간을 마련한 것은 국내 B2B 식품업계에서는 최초 사례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화학, 식품, 의약바이오, 정보전자소재 등 전 사업 부문의 연구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 현황 및 발전 방향을 공유하는 삼양 이노베이션 R&D 페어(SIRF)를 매년 개최하는 등 소통을 통한 R&D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삼양그룹의 개방형 혁신 활동을 설명했다.

이미 판교 지역에서는 삼양 디스커버리 센터가 연구개발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삼양이 후원하는 바이오산업계 네트워크 모임인 ‘혁신신약 살롱’에서는 바이오벤처, 투자사, 언론사 등이 모여 신약개발 의견을 교환하며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