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창업의 비밀> 이형석 지음, 북오션 펴냄

 

저자는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이며 한국방송통신콘텐츠협회장을 맡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의 창업 컨설턴트로서 창업 관련 분야에서 30년간 일해왔다. 창업 컨설팅·중소기업 정책 개발·대학 강의·창업 멘토링 등의 활동을 통해 다양한 창업가들을 만나고 소통했다. 저자는 2002년 국내 최초로 상권정보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창업 분야에 빅데이터 분석을 시작했다. 이 책은 그가 그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창업 시장을 들여다본 결과물이다.

저자가 빅데이터를 통해 예측한 창업 트렌드로 ‘두 번째 소비(The Second Consumption)’ 시장의 활성화가 있다. 두 번째 소비란 낡거나 해져서 다시 구매해야 하는 품목을 뜻한다. 대표 제품으로 가구와 가전 등의 내구재가 있고, 서비스 분야로 눈을 돌리면 이혼시장도 여기에 속한다. 현재 이혼율이 결혼율의 1/3 수준으로 올라왔고, 따라서 새로운 수요인 이혼시장과 연계된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다.

일본에서 디플레이션과 결합한 장기간의 경기침체기였던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에서도 창업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불황이더라도 필요한 곳에는 돈을 쓴다. 가계 소비지출 총액을 기준으로 보면 백화점처럼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곳에서의 소비가 줄어들고, 할인점과 슈퍼마켓 등의 생활 밀접 분야에서 소비가 늘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흡사해질 것으로 보이는 현 상황에서, 예비 창업자들은 신업종보다는 전통 업종, 퓨전음식보다는 단품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저자는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 10가지를 골라 빅데이터로 분석해냈다. 편의점·치킨 전문점·커피 전문점·제과점·피자 전문점·한식 전문점·면류업종·어린이 영어학원·미용실·네일케어 숍이다.
현재 한국에서 슈퍼마켓과 일반 소매점의 숫자는 감소하는 반면 편의점 수는 매년 3~7%씩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편의점 시장은 이미 포화점을 넘어섰으며 최저임금 1만원이 실현되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게다가 인구감소로 인해 직원 채용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킨 전문점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지방보다는 서울 소비자가 치킨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 상권이 보다 유리할 것이며 서울에서 치킨 전문점 입지를 찾는다면 이촌, 반포, 잠실 지역이 유망하다.

창업을 할 때, 목표고객을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을까? 대상 상권의 잠재고객에 대한 분석 자료가 많이 공개되어 있는데,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잠재고객은 거주인구와 유동인구로 나뉜다. 유동인구보다는 거주인구에 초점을 두고 봤을 때, 거주인구를 나이별로 정리해보면 젊은 층이 많은 곳을 ‘청년동’으로, 연령대가 높은 곳을 ‘중년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청년동에서 잘 되는 업종은 학원, 제과점, 중국음식점 순이다. 중년동에서는 의료기관, 그중에서도 약국이 유망하며 의외로 찐빵집이 이곳의 장수업종이다. 또한 이미 접어든 고령화사회에 발맞춰 이미 실버타운과 상조회사가 자리를 잡았으며, 향후 ‘유품(遺品) 정리 서비스업’ ‘동거인 주선사업’ ‘안부 상차림 서비스업’ ‘유서 보관 서비스업’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는 현재 저성장 기조에 적합한 업종으로 초저가 업종·무료 서비스·얼리버드를 위한 아침사업·홈매니지먼트 사업·재난과 안전 비즈니스·테마카페·커스토머 메이드(Customer Made)·무드(Mood) 마케팅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의 창업 지원정책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2년까지 벤처펀드 5조원을 조성해 벤처기업 4만개를 육성하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데, 이에 따라 벤처창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상공업의 활성화와 가맹점 보호정책도 구체화되고 있으며,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일부 업종에서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의 부제는 ‘창업자 열에 아홉은 감으로 시작한다’다. 저자는 그만큼 창업에 대한 준비가 체계 없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짚으면서, 그저 감에 의지해 창업하기보다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중하게 임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