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49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적자 전망을 공시했다. 시장과의 괴리감 격차를 사전에 줄이기 위해 조치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약 900억원 규모의 흑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었다.

6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중공업이 매출액 8조581억원과 영업이익 884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해양플랜트 관련 긍정적 시그널이 다수 확인될 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의 개선도 포착된다는 점에서다.

최진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초 내놓은 삼성중공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시추선 산업의 업황 회복 시그널(노르웨이 Aker Group의 Stena Semi-rig 인수의향 제기) 확인 ▲Rotan FLNG의 생산재개 등 국제유가 상승에 기초한 해양생산설비 시황도 회복세 확인 ▲Ensco Drillship 인도 등 현금흐름 개선 및 미청구공사대금 축소 확인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가의 긍정적 전망과 달리 삼성중공업이 이날 공시한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7조9000억원, 영업손실 4900억원이다. 이는 증권사 전망과 각각 1581억원, 5784억원이나 차이가 벌어지는 셈이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에 연간 실적 전망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원가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실적 전망이 나왔다"면서 "내년 1월 잠정실적을 공시해야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 먼저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으로는 ▲구조조정 및 비용감축 목표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향후 매출원가 증가분(2800억원) ▲올해 수주한 일부 공사에서 예상되는 손실 충당금(1100억원)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및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증가 반영의 결과 등이 꼽힌다.

삼성중공업의 내년도 실적 전망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는 2018년 매출이 5조1000억원, 영업손실은 2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보다 매출은 1조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내년에도 수주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액 5억 달러를 기록하며 기존 목표인 53억 달러의 10%를 채우는 데 머물렀다. 올해 수주실적 67억 달러 중 내년에 발생하는 매출도 약 2조70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말 예상 가용자금은 1조3000억원이고, 내년도는 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1조5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회사채를 포함해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