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를 넘겠지만 내년엔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30일 전격 시행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다소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KDI는 6일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1%, 내년엔 2.9%로 내놨다. 지난 4월 나온 전망치에서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KDI는 최근 세계 경제가 교역량이 크게 늘며 개선되고 있고 우리 경제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당분간 개선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출처=한국개발연구원

다만 최근 경기개선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의존도가 높고, 고용 측면에서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끝나거나 공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할 경우 우리 경제 타격은 불가피하기에 지속 성장을 전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KDI는 거시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내년 총수출 증가율은 올해 2.4%에서 내년 3.8%로 완만한 성장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수입 증가율은 같은 기간 7.2%에서 3.7%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과 일자리 관련 정책의 효과로 올해 2.4%에서 내년엔 2.7%로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소비 증가율 역시 같은기간 2.7%에서 3.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다소 이른 판단이라는 견해를 비췄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6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한 후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거시 경기 지표로 판단할 때 기준금리 인상은 아직 이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1%대 중반에 머물고 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큼 소비 측면이 따라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통상 금리 인상은 물가 안정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아직 금리를 올릴 정도로 우리 경제가 살아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경기를 조정할 정도로 물가상승세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고 경기 개선이 (반도체 등에) 편중된 모습이어서 앞으로 대외 환경변화, 특히 반도체 사이클 변화에 우리 경제가 상당히 휘둘릴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 물가가 여전히 1%대 중반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 부장은 “반도체 호황이 지속할 것이라는 견해와 내년 하반기에 꺾인다는 견해가 절반씩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국면은 내년까지는 지속하겠지만 반도체 가격 수요는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