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방분야 예산이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위험 수위에 도달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킬체인, 미사일방어, 대량응징보복 등 '3축 체계' 예산을 대폭 늘린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는 지대공미사일, 대구경다연장, 스텔스전투기,잠수함 등의 확충에 전체 예산의 3분의 1 이상을 쏟아붇어 우리군 전력을 대폭 강화한다.  

▲ 2018년 예산 방위력 증강 주요 내용.출처=기획재정부

2018년 국방예산 올해보다 7% 증가 43.15조원

국방부는 6일 '유능한 안보, 튼튼한 국방' 구현을 위한 2018년도 국방예산이 오늘 국회 의결을 거쳐 전년 대비 7.0% 증가한 43조1581억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09년도 국방예산(8.7%) 이후 최대규모다. 국방예산은 2015년 37조4560억원, 2016년 38조7995억원, 올해 40조3347억원으로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섰다.

국방부는 "최근 북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안보 현실을 반영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404억원이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국방예산이 국회 심의에서 늘어난 것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에 따른 2011년 국방예산 증액 이후 처음이다.

▲ 방위력개선비 추이.출처=국방부

 

방위력 개선비 13.5조원, 대북전력 대폭 강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3축 체계 건설을 포함한 전력 증강 예산인 방위력 개선비는 13조5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국회 심의에서 378억원 증액됐다. 방위력 개선비가 많이 투입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군의 전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위력 개선비는 2015년 11조140억원, 2016년 11조6398억원, 2017년 12조1970억원 등 2010년대 중반 이후 매년 10조원 이상 투입되고 있다. 내년에는 그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그만큼 군과 국회가 엄중한 국방현실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섰다는 반증이다.

이에 따라 방위력 개선비가 전체 국방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5년 29.4%에서 2016년 30%를 회복한 뒤 올해 30.2%에서 내년에는 31.3%로 높아졌다. 방위력 개선비는 2010년 30.8%, 2011년 30.9%,2012년 30%였으나 그 이후 30% 아래로 내려갔다.

특히 3축 체계 예산은 2조2735억원으로, 전년보다 1376억원(6.4%) 늘었다. 3축 체계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선제타격(킬체인),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말한다.

군과 국회는 이번에 정찰위성을 개발하는 425 사업, 적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Ⅱ 도입 사업,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철매-Ⅱ와 패트리엇 성능개량 사업 등이 포함됐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장보고-Ⅲ 잠수함, 해상작전헬기 등 3축 체계 관련 플랫폼 예산은 2조89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34억원(24.7%) 늘어났다. 내년에 스텔스 전투기가 되면 대북 공군 전력은 수나 질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국지도발 위협에 대비한 예산은 1조6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3억원(21.7%) 늘었다. 230㎜급 천무 다연장, 대포병탐지레이더-Ⅱ, 중요 시설 경계시스템 등의 사업이 포함됐다.

K-9 자주포, 보병용 중거리유도무기, 공중급유기, 상륙기동헬기 등 전면전 대비 자주방위 능력 강화를 위한 예산은 6조39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883억원(8.3%) 증가했다.

첨단무기 국내 개발을 위한 국방 R&D(연구개발)와 방위산업 활성화 예산은 2조90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9억원(4.2%) 늘었다.

▲ 정부재정 대비 국방비 점유율 추이.출처=국방부

병장봉급 40만원 넘는다.

방위력개선비와 함께 국방예산의 양대 축을 이루는 전력운영비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29조6378억원으로 확정됐다. 병사 봉급 인상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를 반영한 것이다.

병사 월급은 병장 기준으로 올해 21만6000원에서 내년에는 40만5700원으로 대폭 오른다. 이병 월급도 16만3000원에서 30만6100원으로 뛴다. 이제 군인이 집에서 돈을 가져다 쓰는 일은 상당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또 예비군 동원훈련비는 1만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오르고 급식 질 향상을 위한 기본급식비도 1일 7481원에서 7855원으로 5.0% 인상된다. 경계병에게 3개 지급된 미세먼지 마스크도 전 장병에게 14개 지급된다.

군 복무 중 어학·기술자격증 취득 등 자기개발 비용 시범 지원, 민간병원과의 진료 협력, 여군 복지를 위한 군 어린이집 확대 등을 위한 예산도 편성됐다.

사업 지연이 예상되는 사단 정찰용 무인기(UAV)와 K-11 복합형 소총 사업 예산도 각각 276억원, 27억원 각각 깎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