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대신 사업속도가 빠른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이 증가하고 있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조합들이 리모델링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리모델링 사업은 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용적률 제한 역시 재건축 사업보다 낮다. 또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조합원들이 선호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팀장은 이코노믹리뷰에 “재건축 단지의 경우 내년부터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규제가 본격시행되면서 연한이 오래된 아파트들은 재건축보다 사업속도가 빠르고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리모델링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1992년 10월 입주)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 18일 주민총회를 열고 3개층 수직증축을 목표로 하는 기본설계(안)를 의결했다. 이 안건은 90% 이상의 조합원 동의를 받았다.

대치2단지는 1992년 준공된 오래된 아파트로 현재 지상 15층 규모 11개동, 1753가구의 대단지다.  전용면적 49㎡의 경우 현재 8억2000만원~8억7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내년 말 이 단지는 리모델링 착공에 들어갈 계획으로 리모델링 완료 후 지상 18층 규모, 총 11개동, 2015가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691-3번지 일대의 등촌부영아파트(1994년 12월 입주)는 리모델링 사업이 한창이다. 이 단지 조합은 최근 리모델링 시공사 입찰을 진행해 단독으로 응찰한 포스코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 712가구 규모에서 818가구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전용면적 80㎡ 매물이 5억6000만원~6억 초반대에 시장에 나와있다.

경기도 성남 분당 1기신도시(지난 1989년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계획된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등 5개 도시를 의미) 일대 리모델링 바람 역시 거세다.

최근 성남시는 건축위원회를 열어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1994년 11월 입주)와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1995년 11월 입주)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설계안을 조건부로 통과시켰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건축심의를 통과한 무지개마을 4단지는 5개동, 563가구 규모로 리모델링 후 최대 3개 층이 위로 증축되고, 1개 동이 늘어나 모두 6개동에 647가구 규모가 된다. 느티마을 3단지 12개동의 770가구 수는 877가구로 늘어날 예정이며, 3개 층을 수직 증축(기존 아파트 꼭대기 위로 2~3개 층을 더 올리는 리모델링 방법) 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한다.

느티마을 4단지는 현재 16개동, 1006가구 규모로 리모델링 진행 후 1154가구로 늘어난다. 또 이들 3개 단지는 복도식 아파트가 계단식으로 바뀌고 낡은 승강기와 배관 등 설비가 교체된다. 가구당 0.6대이던 주차 면수는 가구당 1.5대로 늘어난다. 3개 단지 모두 리모델링 완공 시점은 2021년 하반기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비교하면 비용이 적게 들고 절차가 간편하다”면서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에서도 자유롭고 재건축보다 가능 연한도 짧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