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NH투자증권

한국형 헤지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진입문턱이 낮아진 데다 상승장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헤지펀드 업무인가를 취득한 증권사가 늘면서 지속적인 양적성장도 기대되고 있어 헤지펀드가 자산가들의 핵심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일 NH투자증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12조4472억원으로 전년 동월 6조709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역사 105개로 지난 2011년 출범 6년만에 100개를 넘겼다. 현재 이들이 운용 중인 헤지펀드의 수만 736개에 이른다.

출범 당시 12개 펀드 2000억원의 설정액으로 시작된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 금융당국이 2015년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변곡점을 맞게된다.

금융당국은 기존 5억원 이상의 자금으로만 투자할 수 있었던 헤지펀드를 1억원 이상(레버리지 200% 이하인 경우)으로 투자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헤지펀드의 잔고는 4배 가까이 늘었고 운용되는 펀드의 수도 600개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9인 이하의 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헤지펀드는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의 대표전략은 롱숏으로 주식형 펀드가 롱(Long) 중심의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것과 달리 헤지펀드는 숏(Short) 전략과 함께 대체투자를 병행해 보수적으로 고수익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올 들어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헤지펀드도 스탠드를 바꿨다. 증시가 7년여 만에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운용사들은 숏 전략을 대폭 줄이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헤지펀드는 순자산의 최대 400%까지 차입이 가능하고 투자 대상에 제한도 없어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적극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IPO 시장의 긍정적인 모습도 헤지펀드에 이어졌다. 지난 11월 신규 상장한 티슈진과 비디아이, 스튜디오드래곤 등이 상장 당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50% 이상의 수익 기록하면서 11월 월간 수익률 상위권은 IPO 전략을 메인으로 하는 헤지펀드가 차지했다.

11월 월간 수익률 1위는 95.2%를 기록한 씨스퀘어의 씨스퀘어 Pre-IPO다. 설정액 11억원인 이 펀드는 11월 말 현재 순자산 2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공모주식이나 장외시장 주식을 상장 전에 사서 상장 이후에 파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016년 9월부터 헤지펀드 겸영이 허용되면서 증권사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허용된 사모재간접공모펀드를 통해 500만원 이상도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등 시장 문턱도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주식시장의 변동과는 상관없이 5%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대체투자 시장 활황을 타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돌파하고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헤지펀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것도 이런한 장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