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개편안이 6일 공개된다. 최저임금위원회 소속 전문가 태스크포스는 이날 공청회를 열어서 최저임금 산입법위와 업종ㆍ지역별 산입 기준, 최저임금 준수율 향상 등의 대책을 발표한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거쳐 2019년부터 개선 대책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청회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개선안에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여부▲임금체계 변경 시 최저임금 산입범위 포함 여부▲업종별 예외규정 적용 여부▲지역별 기준 적용 여부 등이 담긴다.

연봉이 4000만원을 넘어도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미달하는 회사들도 예산 조정을 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복리후생비와 성과급 비중이 높고 기본급이 적은 회사들은 4000만원 넘는 연봉을 지급해도 최저임금 기준을 못 맞출 수 있다”면서  “그 동안 노ㆍ사가 복잡하게 대립과 타협을 반복하며 기본급은 낮지만 수당은 높은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 최저임금 기준(2018년 기준 7530원)에는 상여금과 숙식비가 제외되어 있지만 프랑스, 영국, 뉴질랜드 등의 국가는 최저임금에 각종 수당(식사ㆍ자동차ㆍ주택구입비 포함)이 포함돼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들 국가별 사례까지 상대 비교해 노사가 합의할 수 있는 기준을 도출할 전망이다.

▲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시애틀 시에서 실시한 최저임금 인상안이 노동 시간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결과 요약(출처=워싱턴 대 공공정책대학원)

최저임금 실제 효과는 계속 논란되고 있어

최저임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미국의 워싱턴 주 시애틀 시는 시간당 15달러 수준의 최저임금 기준을 만든 후 2015년과 2016년 2년간 최저임금을 급히 인상했다. 500명 이상을 고용한 기업들은 올해부터 15달러의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UC 버클리대 경제학과의 마이클 라이히(Michael Reich) 교수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최저임금 10%가 오를 때마다 외식업계 임금이 1%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급식 분야에서는 임금이 오르거나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워싱턴대 제니퍼 오튼(Jeniffer Otten) 교수 연구팀은 정 반대의 주장을 내놨다. 이 연구팀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9%가 감소했다”며 “근로자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3%에 그쳐 실질 월 소득이 쪼그라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워싱턴대 연구팀의 논문 발표 이후 시애틀 시에는 독특한 현상이 발생했다. 최저임금 인상시점과 맞물려 시(市)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통계 상으로는 저임금 일자리 수가 줄었지만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이 올라갔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가장 실업률이 낮은 도시로 변했다. 직장에서 합당한 대가를 받는 근로자들은 지금까지도 직장인들의 조직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미국 경제학계에서는 “워싱턴대 연구팀이 최저임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했다”며 제대로 된 계량 분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업종 별 최저임금기준 고려가 핵심 이슈”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나눠서 최저임금 기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의준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체에 충격을 준다는 부정적인 관점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직무강도 높은 기술자와 개발자들의 조직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제도적 강압이라고만 여기지 말고, 기업이 인적자원 투자를 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농업 전문가인 이인규 NIR 랩 상무는 “농업계처럼 인력 비용과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면서 “모든 비용이 결국 상품 가격으로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상무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농업계 종사자 인건비와 관련된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글로벌경영대학 교수는 “게임업계나 콘텐츠업계처럼 업무 부담이 높고 개인의 창의력이 중요한 직장에서는 연봉 자체가 매우 중요한 동기 부여 요인”이라면서 “미국 시애틀에서 고연봉 실험을 했던 ‘그래비티 페이먼츠’ 사례처럼 최저임금을 전략적인 인적자원관리 요인으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