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주재로 해외법인장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현대차 해외시장 판매 부진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가 8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회의는 해외 시장의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한다.

현대차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현안을 논의해왔다. 그동안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와 기아차가 합동으로 하는 그룹 전체 회의를 주재해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회의 형식을 토론으로 바꾸면서 현대차는 정 부회장이, 기아차는 이형근 부회장이 각각 주재한다. 회의에 참석하는 일부 해외법인장들은 6일 입국해 지역과 현안별로 예비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내년도 판매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해 현대기아차그룹의 자동차 판매 목표는 825만대(현대차 508만대, 기아차 317만대)로 세웠지만, 실제 판매 실적은 목표에 100만대 정도 미달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판매 부족의 대부분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 이들 지역 판매량은 당장 개선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해 들어 현대차가 높은 인센티브를 책정했지만,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 9월까지 현대차 미국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2.9%나 줄었다. 현대차는 이 때문에 내년 판매목표도 올해보다 30만 대 이상 낮게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다. 올해 들어서 11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116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14만대 가량 줄었다. SUV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의 성향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현대차는 내년 소형 SUV인 코나의 미국 출시와 신형 싼타페와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차례로 출시하며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내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를 통해 스포츠 해치백 모델 ‘벨로스터 2세대’를 공개하며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사드(THAAD) 보복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자동차 판매가 지난 10월 누적 기준으로 56만9000대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만대나 줄었다. 기아차도 25만5000대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만대나 감소했다. 지난 10월까지 현대기아차그룹이 중국에서 판매한 54만대는 올해 그룹 목표 미달성분의 절반에 해당한다. 다만 중국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근 중국시장 판매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올해 판매 회복세가 두드러졌으나 점차 회복되고 있다”면서 “미국 판매 부진은 내년에 코나, 산타페 등 신형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이 미국 시장에 선보이면 판매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