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모 기관에서 저희 회사를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 그쪽 출입 기자들이 그 관련 내용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고민입니다. 기자들은 제가 어느 회사 홍보임원인지 아는데 개인적으로 연락해 확인하면 더 민감해지거든요. 어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홍보임원이 오프더레코드나 개인적 관계를 기반으로 그쪽에 출입하는 지인 기자에게 비밀리 문의를 하곤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물론 그런 사적 오픈이 문제를 더 발생시키는 경우도 생깁니다. 서로 간에 조마조마한 상황이 되는 것이죠.

홍보임원과 친한 기자라서 직접 속보 형식으로 기사를 쓰진 않겠지만, 회사 차원에서 그 찜찜함은 계속 남습니다. 일부 기자는 일단 자신의 감에 해당 회사의 관여가 확인된 셈이기 때문에 다른 매체보다 확실하고 구체적인 기사를 쓸 수 있게 됩니다. 당장은 아니라도 준비를 하게 되겠지요.

홍보임원이 그 기관 출입기자에게 전화를 하면 “왜요? 김 상무 회사가 그쪽에 관여되어 있어요?” “김 상무 회사가 그 회사구나…” “왜 김 상무가 그 건에 관심을 가져요? 회사와 연관된 거군요?” 이런 반응이 일반적입니다. 기자들이 이런 우연한 기회를 놓칠 리 없죠. 개인적으로 홍보임원과의 인연이 있어서 고민하게 되지만, 기자들에게 팁을 준 것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이런 곤란한 상황에 익숙한 기업은 에이전시를 활용합니다. 철저하게 NDA(기밀유지협약, Non-Disclosure Agreement)를 맺은 에이전시 시니어 컨설턴트들을 통해 여러 방면으로 기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다양한 형식의 태핑을 진행합니다.

에이전트를 활용한 정보 태핑은 해외에서는 상당히 일반적이고 전문적인 기업 서비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 에이전트가 대리하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익명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입니다. 그 접근과 태핑은 에이전트와 타깃 이해관계자의 관계 내에서 한정됩니다. 해당 이해관계자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에이전트 개인이나 조직은 잘 알지만, 그 외 사안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특히 그 에이전트가 여러 사회적, 또는 기업적 이슈에 관여된 다양한 일을 하는 에이전트라면 더더욱 에이전트의 태핑 목적이나 이유를 알기는 힘들게 됩니다. 물론 에이전트 자신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나 관계는 100% 에이전트의 몫입니다. 클라이언트인 기업은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와 관련 내용들을 최대한 입수할 수 있게 됩니다. 직접 태핑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슈관리를 할 때 정보의 취득과 분석은 매우 중요한 기본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자사의 노출과 정보의 신뢰성입니다. 자사의 노출에 대한 우려는 에이전트를 활용한 정보 태핑으로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해집니다.

남은 문제는 정보의 신뢰성입니다. 정보 취득과 분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크로스체킹을 통한 신뢰 검증이 필히 선행되어야 한다’입니다. 이런 크로스체킹을 에이전트도 일부 담당해야 합니다. 만약 특정 에이전트의 정보 신뢰성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복수 이상의 에이전트를 활용해 상호 간 정보의 신뢰성을 비교해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당연히 감안해야 하는 것은,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를 복수로 여럿 활용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커지는 비밀준수에 대한 부담입니다. 결국 최초 우려했던 그 상황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검증되고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단수의 에이전트를 제대로 활용 지원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이슈관리를 위해 취득해야 하는 정보가 단순하거나, 일부의 목적을 지니거나, 그 정보의 소스가 정확한 경우에는 제대로 된 에이전트 하나를 잘 활용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하지만 정보가 다양하고 복잡한 특성을 지니고, 여러 목적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걸쳐 있다면 복수 에이전트의 구조적 활용이 더 나은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M&A를 진행할 때 인수팀에서 꾸리는 이해관계자 정보팀이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회계자문사, 경영자문사, 대관 에이전트, 커뮤니케이션 자문사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 정보를 광범위하게 입수 분석하는 것과 같은 체계입니다. 내부 조직을 운용 취득하는 정보와 다양한 에이전트들을 통한 정보를 크로스체킹하면서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체계입니다. 에이전트를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이슈관리도 성패가 갈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