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고양이 1일로 문을 연지 100일을 맞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8월24일 개장식에서 "고객의 소비보다는 시간을 뺐겠다"면서 "쌍둥이 아이가 있어 아이들이 체험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100일이 지난 현재 그의 전략은 적중했을까.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스타필드를 방문했을 때 그의 전략은 대체로 맞아떨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 스타필드 고양,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3일 오후 1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대로 1995 ‘스타필드 고양’을 찾았을 때 연면적 36만4000㎡의 거대한 매장에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개관 100일을 기념해 영화배우 공유씨의 팬 사인회가 열린 날이어서 사람들은 더 많이 모인 듯했다.

건물 안은 공유의 팬, 혼자 온 고객이나 가족을 데리고 온 손님, 반려동물을 데리고 온 방문객들로 북새통이었다. 어린이와 어른의 놀이터라는 소문이 전혀 틀리지 않았다. 각층의 통로 양 끝마다 설치된 어린이이나 어른들의 체험공간과 식당과 카페 등의 식음공간에도 사람들이 붐볐다. 스타필드 전체 면적의 약 3분의 1정도가 쇼핑과 무관한 이런 공간이 자리잡고 있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1층으로 들어서니 요즘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인기인 베트남 쌀국수집 ‘소이연남’과 미국 유명 브랜드의 ‘쉑쉑버거’를 파는 ‘고메스트리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동문과 정문을 지나 고메스트리트로 가는 길은 방문객들은 빠르게 지나쳤다. 이 통로에는  옷, 가방, 신발 등을 파는 다양한 매장이 있었지만 화장품과 같이 직접 경험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군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지나치고 있었다. 쇼핑을 주로 온라인에서 하는터라 굳이 오프라인에서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3일 고양스트필드 1층 식당가인 고메스트리트에서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고메스트리트에 도착하니 이미 점심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식당들 앞에는 사람들이 대략 5m 정도 줄을 서 있었다. 거의 모든 식당들이 마찬 가지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1층으로 가니 ‘PK키친’이 나왔다.   부산의 유명빵집인 ‘삼송빵집’,  1인샤브 브랜드인 ‘샤브보트’ 등  입소문이 자자한 음식점들이 입점해 있었고 역시 손님들로 가득했다.

지하 1층에도 통로에 매대가 많이 있엇지만  방문객들은 쇼핑을 하기보다는 곧바로 식당가로 향했다. 

‘PK키친’에서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가니 ‘일렉트로마트’가 보였다. 드론, ioT(사물인터넷), 액션캠, 전기자동차 등 온갖 제품들이 즐비했다.  10~30대 방문객들은 이들 신제품을 직접 운전하거나 이용해보고 사기도 했다. 한마디로 북새통이었다. 

▲ 3일 고양스타필드 일렉트로닉스에서 방문객들이 새로 나온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직접 만저보고 있다.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기자

바로 그 옆에는 BMW와 미니, 현대차 등 자동차  매장이 있었다.  승용차  4대와 10대가 각 매장에 전시돼 있었다. 

수능을 마치고 친구들과 놀러온 마포구에 사는 이희원군(만18세)는 “자동차를 좋아하지만 직접 매장을 방문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직원들 간섭 없이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오후 4시쯤 2층의 오른쪽 끝에 있는 리빙코너로 들어갔다. 리빙 코너에서 에스컬러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3층의 ‘잇토피아(EATTOPIA)'로 이어졌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밀집한 식당가였다.  37개 업체가 입점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널직한 공간이었지만 손님들이 많았다. 어린이 놀이 체험 공간인 ‘토이킹덤플레이스’가 있어 아이들도 부모들이 많은 탓이었다.   ‘토이킹덤플레이스’에는 장난감과 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고객으로 가득했으니 정용진 부회장의 생각은 적중한 것 같다. 넓은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했으니 말이다. 기자도 8시간을 걸어다녔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많았다. 3층 커피 전문점 ‘드롭탑’에서 만난 고양시에 사는 이두열(만32세)씨는 "승용차를 갖고 가면 주차장에 들어가는데 1시간 정도가 걸린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이를 데려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었다"면서 " 집에서 오는데 30분이 걸리지 않는데 주차장 앞에서만 30분을 기다리는 건 더 개선돼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역시 3층에 있는  ‘베이비서클’에도 사람이 많이 몰렸다. 이곳에서 만난 생후 70일 된 딸을 데리고 온 이나영(33세)씨는 “임신, 출산, 육아, 놀이 용품을 한 곳에서 살 수 있고, 이유식카페도 있어 자주 이용한다"면서 " 지하2층부터 지상4층까지 전체 6개 층에 수유실이 3층 중간에 하나만 설치한 것은 아쉽다. 아이가 보채는데 30분이나 기다려 많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는 “체험프로그램은 36개월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어 다른 백화점이나 쇼핑센터보다 더 낫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고양스타필드 토이킹덤플레이스에서 어린아이들이 장난감 블록 쌓기를 하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스타필드 한 입주 상인은 “아이쇼핑 고객이 너무 많아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서 "선별 없이 경쟁업체를 너무 많이 입점 시켰고 대부분의 업종이 중저가 브랜드로 스타필드 고양의 이미지도 중저가 쇼핑몰이 되어 구매력 있는 소비층은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스타필드는 1년 목표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지만 입점 상인은 현재 매출의 2배는 돼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말을 듣고 오후 9시께 스타필드 고양을 나설 때  이런 생각이 얼핏 스쳤다. "개장 1년 목표 매출(6500억) 달성가능하다고 하지만 고객들도 그에 걸맞은 만족을 느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