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시작하는 이번주 뉴욕 주식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개편안이 주식시장을 천당으로 이끌 것이라면 러시아 스캔들은 주식시장을 폭락시켜 지옥을 맛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마지막 거래일인 1일 전날에 비해 0.17%(40.76포인트) 내린 2만4231.59로 장을 끝냈다.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0.20%(5.36포인트) 내린 2642.2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8%(26.38포인트) 하락한 6847.59에 장을 마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지난주 2.9%, S&P500은 1.5% 각각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0.6% 하락했다. 다우와 S&P는 지난 12주 중 10주 동안 올랐다. 따라서 이번주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주요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 가느냐다. 뉴욕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세제개편안과 러시아스캔들, 고용지표가 꼽힌다.

세제개편안과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주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었다. 상원은 지난주 밤샘 토론 끝에 51대 49로 자체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52명 중 세제개편에 따른 정부 재정 적자 확대를 걱정한 밥코커 의원 만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하원에 이어 상원이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켜면서 미 의회는 이번 주 상하원 조정을 통한 절충안 마련이란 관물을 통과해야 한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20%로 인하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시행 시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이달 안에 입법화를 바라고 있지만 정한 시한 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편입 기업들은 현재 세율이 평균 27% 수준이며 세제개편안이 제시하는 20%로 내려가면 수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전에 러시아가 개입한 ‘러시아 스캔들’도 미국 증시를 뒤흔들 폭발력을 지녔다. 뉴욕타임스(NYT)과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컬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고위 관계자에게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만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백악관 고문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플린을 지난 1일 정식으로 기소했다. 이에 뮬러 특별검사의 칼끝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권력인 이너서클을 향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러시아 스캔들’ 확산은 세제개편안 등을 처리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 가능성 또한 시장 불안을 높일 수 있다. 지난 9월 연장된 연방정부 부채한도 시한은 8일 끝난다. 이를 막기 위해 미 의회는 오는 8일까지 단기지출 예산을 승인해야 한다. 의회가 이날까지 정부 지출권한을 확대하지 않으면 정부 부분 폐쇄는 불을 보듯 훤하다. 미국은 2011년 셧다운 사태로 국가신용등급이 트리플A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지표 가운데서는 8일 나오는 고용지표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규고용과 실업률보다는 임금 추이에 더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임금이 상승한 것으로 나온다면 이는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신호이고 따라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1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도록 결심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주요국들도 불가피하게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어 금융시장이 요동칠 변수가 될 게 분명하다.

주목할 만한 지표로는 5일 나오는 10월 무역수지와 11월 마킷 서비스업 PMI(확정치), 11월 ISM 비제조업 PMI,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재고, 6일 발표되는 11월 ADP 고용보고서와 3분기 생산성·단위노동비용(수정치),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가 있다.

EIA 미국 원유재고 동향은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들이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합의 시한을 내년 말로 연장한 후 처음으로 나는 것이어서 원유 시장에 어떤 파장을 줄지에 시장 참여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은 지난 1일 전날보다 1.7%(96센트) 오른 배럴당 58.36달러로 장을 마쳤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 인도분은 1.8%(1.10달러) 오른 63.73달러)로 장을 마쳤다. 덕분에 에너지주들은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은 셰일업체들의 생산을 부추겨 상승세인 유가에 역풍을 몰고 오는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 셰일업체들의 동향도 원유 투자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