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렬사 내 목재 교육건물 마루에 앉아 포즈를 취한 정 작가

 

정 작가는 올해 봄 김포에서 이곳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얼마동안 작업은 못하고 밭 정리와 나무전지, 작업실둘레에 패랭이꽃을 심고 나물 씨도 뿌리고 그렇게 바쁜 일상을 보냈다. “이곳은 공기가 좋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일명 ‘바람골’이라고도 한다. 고라니, 청솔모 등이 내려와 아로니아, 주목나무 씨를 따 먹기도 한다.”

 

▲ (왼쪽)꽃과 나비의 축제, 63×152㎝ 마디카, 2017 (오른쪽)달빛과 난초(蘭), 50×143㎝

 

“이곳으로 옮겨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제비가 숙소의 기와집에 들어와 여섯 마리 새끼를 낳았다. 한동안 분주하게 먹이를 물고 드나들며 새끼들을 키우더니 어느 날 전선에 모두 나와서 어미가 고맙다며 내 머리를 빙빙 몇 바퀴 돌며 감사인사를 한 후 돌아갔다. 인연이라는 우연을 생각하게 했다. 내년에 다시 돌아오겠지!”

 

▲ 임을 만나다, 64×162㎝

 

꽃과 나비가 평화로운 시절을 노래하누나. 또한 그립고 그리워서,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어느 날 임도 나와 같이 기다렸구나. 부리에 물고기를 물고 사랑하는 임을 그리워했더니 임이 날개를 펼치면서 날아오는구나. 꽃과 나비가 평화로운 시절을 노래하누나.

 

▲ 작가의 쉼터이자 영감을 얻는 공간인 정원

 

정상철 작가는 “작업을 하다가 지치면 이곳에 나와 흙도 만지고 도라지꽃이 비에 흠뻑 젖어 쓰러진 것을 세워주기도 한다. 가을이면 꽃씨를 받아서 나눠주려고 봉지를 만들기도 했다. 학(鶴)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무에 걸어 놓았다. 충렬사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학처럼 장수와 축복을 기원하며 작업했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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