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렬사에서 사색에 잠긴 정상철 작가

 

만추가 지난 초겨울 초입 때였다. 빈 들녘을 지나 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에 도착했다. 새우젓으로 유명한 강화도라 연세 지극한 부부들이 바쁘게 시장가는 모습들이 꽤 분주해 보였다. 택시를 타고 기본요금 정도거리에 정상철(鄭相哲)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정 작가

 

인천광역시 강화군 선원면 선행리 소재, 정 작가의 비닐하우스 작업실과 인접하여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21호 충렬사(忠烈祠,Chungnyeolsa Shrine)’가 있다. 입구 안내문을 읽어 내려가다 가슴 뭉클한 역사의 기록에 깊은 감화를 느끼게 된다. 한글과 영문으로 된 내용을 한글만 옮겨본다.

「병자호란(1636~1637) 종묘의 위패를 모시고 강화도로 피난하였다가 강화가 함락됐을 때 순절한 선원(仙源) 김상용(金尙容)을 비롯하여, 병조판서 이상길 외 26위를 배향한 사당이다. 인조19년(1641년)에 지을 당시에는 ‘현충사’라 하였으나, 효종 9년(1658)에 임금이 유수 허휘에게 현판과 전답을 내리면서 ‘충렬사’라 개칭하였다. 당초에는 유생들이 배움을 익히고 닦는 명륜당과 기거하면서 공부하는 동재·서재가 있었으나 지금은 외삼문, 사당, 대문의 양측에 설치된 수직방, 전사청(제사 때 제수용품을 준비하던 곳), 비각 등만이 남아 있다.」

 

▲ 잉어가 용이 되다, 59×170㎝, 2017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처럼 잉어가 밑바닥을 치고 올라가 용(龍)이 되는 꿈을 그린 것이다. 눈물과 땀으로 열정을 쏟아 개천에서 용 난 것처럼 정말 잉어가 하늘로 솟는구나!

 

▲ 그리운 금강산의 추억, 123×81㎝ 마티카(JELUTONG), 2017

 

형제자매들과 어릴 때 뛰어놀던 소나무 밑 정자에서 정다운 담소를 나누었던 추억을 작품에 구상한 것이다. 평화통일을 기원하면서 친구들과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고향생각을 떠 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 충렬사 담 옆 자그마한 텃밭에 앉아 작품구상을 즐긴다는 정 작가

 

쪽파가 한창 파랗게 자라고 세월의 파란을 이겨 낸 소나무 아래 언덕에는 자생한 나팔꽃이 붉고, 노랗게 언덕을 등지고 덩굴을 뻗으며 피어나 있었다. 정상철 작가는 “이곳에서 사색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기도 하고 텃밭 옆을 자주 찾는 고양이 부부와 새끼들에게 밥도 주곤 한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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