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Digital Trend

애플이 30일부터 완전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바로 의학 연구다.

애플은 불규칙한 심장 박동수를 체크하기 위해 애플 워치(Apple Watch)의 심장 박동수 모니터 기능을 사용하는 새로운 앱을 출시했다. 이는 스탠포드 대학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의학 연구의 일환이다. 다른 의학 연구에서도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기기를 사용해 왔지만 실제로 한 연구를 직접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의 이번 시도는 애플이 사업 영역을 건강 부문까지 더 깊이 들어가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의 제프 윌리엄스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성명에서 "의료 업계와 함께 협력해, 특정 건강 상태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심장 과학 분야의 새로운 발견을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건강 관리 문제는 애플이 2년 전 애플 워치를 출시한 이래 줄곧 애플의 핵심 관심사였다. 애플은 30억 달러 규모의 건강 관리 시장을 계속 두드리며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잠재 고객을 찾아왔다. 애플은 이미 의료 전문가를 고용해 건강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피부를 관통하지 않고도(주사를 쓰지 않고도) 당뇨병 환자의 포도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치도 연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실에 자사의 기술을 보다 많이 투입하기 위해 병원들과 협력해 왔다.

이번 새로운 연구는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해주었다. 이제 애플 스스로 연구를 직접 수행하고 미국 식약청(FDA)에 데이터를 제출할 수 있게 됐다. 심장박동 연구원들은 특히 심방세동을 주의 깊게 살필 것이다.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심장 박동과 관련이 있으며 뇌졸중 및 기타 심장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추정에 따르면 이 질병으로 인해 미국에서 연간 약 13만 명이 사망한다.

▲ 출처= 애플

이 연구에 참여하려면 22세 이상 이어야 한다. 앱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감지하면 애플 워치나아이폰을 통해 대상자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그러면 대상자는 온라인으로 의사를 만나 건강에 대해 무료 상담을 할 수 있다. 애플과 스탠포드는 보스톤에 있는 원격 의료(telehealth) 전문 회사인 어메리칸 웰(American Well)과 제휴해 이러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유망하긴 하지만,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버드 의과대학 심장병 학자이자 부교수인 론 블랭스타인 박사는 심방세동은 일반적으로 노인과 비만인 사람들에게 자주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들은 아직 애플 워치의 주요 사용자들이 아니다. 또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다고 해서 모두 심각한 상태의 징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애플 워치의 심장 모니터는 임상 진단 장비만큼 정확하지도 않아, 과잉 진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자사 제품이 시장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덕분에 연구자들이 임상실험 참가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예전에는 연구자들은 병원, 이메일 또는 전단지를 통해 임상실험 참가자를 직접 찾아야했다. 그런 다음 데이터 수집을 위해 그들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용하는 기기(아이폰이나 애플 워치)를 등록만 하면, 과학자들이 임상 대상자들을 찾고 모니터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워 진다고 애플은 말한다.

애플이 공식 판매 수치를 직접 공개하지 않았고 어떤 소비자 층이 애플 워치를 구매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없지만, 시장조사기관 아심코(Asymco)의 호러스 데이듀 어낼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애플 워치는 최소한 3300만 개가 팔렸다. 애플 연구원들은 애플 워치 사용자들이 그들의 연구를 위한 인구 표본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