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주연테크

초창기엔 사무실 환경이 열악했다. 대부분 스타트업처럼 직원 한 사람이 해야 하는 업무량이 많고 그 폭이 굉장히 넓었다. 발로 뛰어다니며 일했다. 힘들었지만 회사를 키워간다는 자부심은 분명히 있었다. 이 회사에 지난 28년을 바친 유은애 씨의 설명이다. 그는 주연테크 인사본부장이다. 그의 소감은 이렇다.

“지금의 주연테크를 보면 단순 PC 제조업이 아니라 IT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신규 사업에 도전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시금 회사를 키워간다는 기분이 들어서 즐겁습니다.”

▲ 출처=주연테크

 

1세대 PC 회사의 ‘변신 향한 열망’

주연테크는 1세대 국내 PC 회사다. 1988년 문을 열었으니 사람 나이로는 올해 30살이다. 명실상부 국내 대표 PC 브랜드 중 하나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가 나쁜 쪽으로 흘렀다. PC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며 적자 수렁에 빠졌다. 만성 위기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부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변신’을 향한 열망이 회사 전반에 깔려 있다. 일단 경영진이 새로 바뀌었다. 브랜드 CI를 젊은 감각으로 교체했으며 본사를 홍대 인근으로 옮겼다. 각종 신사업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게이밍 브랜드 ‘리오나인’을 론칭했다. 가상현실 PC방 ‘브리즈’를 오픈했다. 자회사 주연전자를 세워 TV 사업도 도전했다. 홈 CCTV를 개발하는가 하면 PC A/S 사업 ‘주연테크911’을 새로 시작했다. 변화의 시간이다.

유 본부장은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는 직원도 있고, 부침을 겪고 있는 직원도 있다”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든 변해야 한다는 것엔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 출처=주연테크

 

홍대 사옥에서 옥상파티, 소통하며 변화 즐긴다

변화란 불확실성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까닭에 직원들 이 변화를 마냥 반길 수는 없다. 주연테크 사람들은 끈끈한 유대감과 화합하려는 노력으로 변화가 불러올 결과에 대비하고 있다.

유대감엔 이유가 있다. 초창기 합류한 직원 다수가 그대로 회사에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 근속년수는 10년쯤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 보니 서로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이해의 폭이 넓을 수밖에 없다.

새 가족도 늘어났다. 새로운 경영진은 물론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합류하며 덩치가 커졌다. 어쩌면 기존 직원과의 거리감이 생겨날지 모르는 조건이다. 이런 이질감을 줄이고 단합을 유도하려고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단 서로 얼굴 보며 어울리는 자리를 많이 만들고 있다. 전체 시무식, 창립기념 행사와 같은 자리가 좋은 예이다. 경영진이 바뀌기 전엔 없던 행사다. 조금 더 소통하며 유대감을 기르자는 취지다.

백미는 옥상파티. 지난해 12월 홍대 인근으로 사옥을 옮긴 이후 옥상정원에서 옥상파티를 꾸준히 열고 있다. 젊은 구성원들이 이끄는 스타트업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울러 회사 측은 직원 화합을 위해 소규모 모임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과 개인 삶의 균형을 맞춰주려는 노력도 계속 하고 있다. 주연테크는 ‘칼퇴’를 권한다. 되도록 야근을 지양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무리 회사가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해서 회사가 가정이 될 순 없지 않은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이런 차원에서 육아휴직도 적극 권장한다. 정해진 기간 1년 외에 추가로 3개월까지 더 활용 할 수 있다. 여직원뿐 아니라 남직원까지 ‘실제로’ 육아휴직을 활용하고 있다. ‘제도’와 ‘현실’의 간극이 좁은 셈이다.

“내년 30주년을 바라보는 회사인데 수직적이지 않는 분위기가 특히 좋습니다. 수직적이기 보다 수평적인 구조로 대화하는 분위기에 특히 만족감을 느낍니다.” 주연테크 직원의 자평이다.

▲ 문성현 부사장. 출처=주연테크

 

2차 창업에 임하는 자세

30대에 접어든 주연테크. 직원들은 2차 창업을 하는 자세로 변화를 즐기고 있다. 유은애 본부장은 “주연테크가 변화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간혹 두렵긴 하지만 설레고 즐거운 마음이 더욱 크다. 주연테크가 PC 업체, 두 번째 도약을 준비하고 진정한 IT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 합류한 문성현 부사장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문 부사장은 “주연테크에 합류한 지 불과 6개월밖에 되진 않았지만 직원들과의 소통을 가장 우선순위로 꼽고 있다”면서 “본부, 팀, 개인별로 대화를 많이 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부사장은 “직원들 업무환경과 복지를 위해 형식적인 부분이 아닌 실질적인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직원이 중심인 그러한 주연테크를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