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0일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한 가운데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금리 인상은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의견을 거듭 강조했다. 또 금통위원들 가운데 금리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내년 추가 인상 속도와 시점을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추가 조정 여부는 성장과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히 판단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추가 인상 횟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로써 (횟수를) 총재가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해보인다”고 답변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는 “무조건 따라가지 않겠다”는 기존의 스탠스를 유지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곧바로 우리 금리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 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우선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고, 시장에서도 미국의 내년 3차례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그는 추후 금리 인상에 가장 중점적으로 두는 고려 요소는 “성장흐름이 견실한지, 기조적인지, 물가상승세가 목표 수준에 근접해가는지 여부를 가장 먼저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하락하고 있는 환율과 원화 강세 기조에 대해서는 ‘불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환율 움직임에 대한 외환당국의 대응은 일관된 스탠스를 갖고 있다”면서 “환율은 기본적으로 경제 펀더멘탈을 반영해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고, 만약 변동성이 과도한 경우에는 시장안정화 차원에서만 대응하는 것이 일관된 정책이자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으로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내외 금리차 확대로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환율은 내외 금리차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내외 경제상황,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투자자 리스크에 대한 태도 등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앞으로 환율의 움직임은 기준금리 인상만 갖고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조동철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동결 소수의견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