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체 산업생산이 2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9월에는 3대 지표가 전부 증가하는 ‘트리플 플러스’를 보였는데 한 달만에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경기 널뛰기를 놓고 경기가 꺾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정부는 9월 호조세에 따른 기저 효과가 반영된 일시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감소폭이 워낙 큰 만큼 지표 하락을 전부 기저효과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다. 12월1일 나오는 수출 통계와 12월28일 나오는 11월 지표가 나온다면 경기의 정확한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5% 감소했다. 산업 생산은 지난 6월 전달에 비해 보합이었다가 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감소폭은 지난해 1월(-1.5%)이후 가장 크다.

생산은 광공업과 서비스업 모두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11.3%), 금속가공(-5.9%) 등에서 부진해 전달보다 1.1%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7월 전달에 비해 1.6% 오른 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 넉달 만에 하락했다. 완성차 수출 부진과 자동차부품의 국내·해외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제조업 출하는 전달에 비해 1.5% 감소했고 재고는 전월보다 4.2%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를 출하로 나눈 비율인 재고율은 125.1%로 전달에 비해 6.7% 포인트 상승했다. 그만큼 재고가 쌓인다는 뜻이다. 기업이 수요 증가에 대비해 생산을 늘린 것과 경기가 나빠져 물건이 안팔린 탓에 물건이 쌓인 것 등 두 가지 원인이 꼽힌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한 71.3%였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서비스업 생산은 부동산·임대(-15.2%), 도소매(-3.6%)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1.7%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감소 폭은 2011년 2월 -2.1% 이후 가장 컸다.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 7월 전달 0.6% 증가로 전환한 뒤 다섯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주택매매와 전·월세 거래량 감소에 따른 부동산 중개업 부진에 따른 부동산·임대(-15.2%) 감소, 임시공휴일 등 장기연휴에 따른 자동차 판매 부진과 통신기기 판매 감소에 따른 도소매 감소(-3.6%)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6%), 통신기기 등 내구재(-2.0%), 의복 등 준내구재(-2.1%)가 모두 줄어 전달보다 2.9% 감소했다.

긴 추석 연휴로 음식료품을 미리 구매한 9월 기저 효과의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17.9%) 등에서 크게 줄어 전월보다 14.4%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은 957만달러로, 9월 1670만달러에서 많이 감소한 탓이다.

설비투자 감소 폭은 2012년 6월 -17.8% 이후 가장 컸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토목(8.4%) 공사 실적이 늘어 전달보다 0.8% 증가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집행액 증가 등의 영향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하락했고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대부분 지표가 높은 수준이었던 터라 기저 효과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다"면서 "일시적 조정 성격이 강하다. 상승 흐름은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월과 비교했을 때 9∼10월 평균은 전산업 생산 보합, 서비스업 0.2% 증가, 소매판매 1.6% 증가였기에 일시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연구실장은 “통계청 분석이 상당부분 맞기는 한데 과도하게 위축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11월 지표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주원 실장은 “12월1일 나올 수출동향을 보면 경기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9월과 10월 지표가 좋았다고는 하지만 일시적 현상인 것으로 보이며, 수준 자체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