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의 면접장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고 한다. 면접대상자를 전원 합격시켜 줬으면 하는 고민에 빠진다는 것이다. 모두가 탐이 난다고 하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이면 그 정도가 심하다고 한다. 면접에 보통 2배수 정도의 면접대상자를 부르니, 면접장에서 절반 정도는 합격으로 절반정도는 탈락을 시키는 평가를 해야한다.

그런데, 그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너무나 준비를 많이 해 와서 모두다 합격을시켜주고 싶다는 고민 아닌 고민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30여년 전에 취업을 한 현직 임원들이 취업할 당시의 본인 모습을 생각해 보면 너무 많은 준비를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 사정으로 연초에 한 대기업의 인사부장이 전화로 자문을 구하는 것이었다. “형님! 요즘 애들 너무 준비를 시켜서 도저히 당락(當落)을 가를 수가 없습니다.

이만큼 준비의 ‘창’을 만들어 주셨으니, ‘방패’의 비밀도 알려 주시지요”

정말 난감한 질문이다.

지난 15년여간 대기업에서 인사업무 특히 채용업무를 맡아 왔고, 그 이후 20여년을 대학교에서 취업관련 교과목이나 특강을 하고 있으니 현직에서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부장이나 담당 임원급 후배들의 부러움을 받는 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당히 답답한 기분이었지만 이 질문에는 ‘그런대로 잘 가르쳤다’는 생각으로 약간 ‘으쓱’하게 되며 묘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아 낭패였다.

대학으로 한 번 가보자.

모든 대학교가 다양한 내용과 방법으로 취업 준비를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대비하고 있다. 입사지원서류 작성법을 가르치고 면접보는 방법 등을 자세하게 가르치고 경험하게 한다. 주로 그 교육 강사는 기업의 전직 인사담당자들이 맡아 한다. 그러면, 그동안 개인이 준비한 외국어, 자격증, 지식 등에 더하면 손색이 없는 인재로 보이게 되며 그 차이를 분간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결론이다.

후배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중에 그가 먼저 답을 내어 놓으며 나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에서 혜안(慧眼)을 찾았다.

그 답은 2008년에 개봉되어 인기리에 상영된 영화제목 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패러디한 것이었다.

“형님! 좋은 놈(합격)만 있고 나쁜 놈(불합격)이 구분 되질 않아 애를 먹고 질문을 했던 건인데, 주의 깊게 보니 나쁜 놈 자리에 ‘이상한 놈’이 자리 잡고 있어 그 놈들을 불합격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잘 뽑았다고 경영진으로부터 칭찬도 받았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오히려 하는 한 마디! “어떤 경우를 ‘이상한 놈’이라고 했겠습니까? 한 번 추정해 보시지요” 라며 약도 올린다.

그 때 갑자기 스쳐가는 생각!

빙고! “잘 하는 듯 보이지만 뭔가 어색하며 꾸미고 조작하는 경우!” 라고 했다. 맞다는 것이다. 면접 인사하고 답변하는 동안의 어색함, 억지로 씩씩하게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 면접장을 떠나 대기하는 시간의 행동, 끝나고 주는 교통비를 받아가는 태도 등을 주의 깊게 관찰을 해보며 답을 찾았다는 것이다.

지혜로운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을 했다. 실제 학교에서 지도하다 보면, 강의 시간 이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행동과 대화가 이어질까? 하는 의문은 늘 있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이게 지금의 교육현실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예전같이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기회가 지극히 적다. 특히 불특정의 사람들과는 아예 말을 나눌 이유도 없는 데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최고의 친구가 손에 쥐어지면서 더 힘들어 진 것이 그 큰 이유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람을 대하는 것이 형성되질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

4년간 강의시간 내내 말한마디 하지 않아도 학점주고 졸업시켜 주는 현실이다. 하물며 면접이라는 것이 주로 어른들, 처음 본 어른들, 나를 노려보며 평가하는 어른과의 대화를 무난히 해 나가는 것을 보고자 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성장과정에서 부모님, 중고등학교 선생님, 교수님 정도의 어른들을 대하는 것이 고작이다. 최근에는 이 분들도 모두 다들 바쁘신 분들이다 보니 더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니, 어른을 대하는 법(예절), 친구를 대하는 법(인간관계)도 어색해진다. 취업용으로 하는 수 없이 배우지만 평소에는 하지 않던 행동을 면접장에서 잘 보이려니 너무 힘이 들고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취업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권해보는 연습방법이다.

교수님을 1주에 한 번 정도 찾아 뵙고 대화를 나누며, 도와 달라고 해라. 그러면, “너 졸업하면 뭐가 되려고 하니? (나의 취업목표, 미래 포부)” , “그 회사는 왜 가려고 하니? (지원 동기)” , “아버지 뭐하시니? (가족관계와 자부심)” 등의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취업면접장의 단골 질문들이다.

그리고 부모님께도 부탁드려 보아라. “내가 가고 싶은 회사관련한 뉴스나 소식 들으면 알려 주세요. 제 시간에 일어나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도록 챙겨봐 주세요”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도 “아침에 만나는 친구들에게 내가 먼저 인사해보세요. 그리고, 강의시간에 앞자리에 앉아 교수님과 눈웃음이라도 교환해 보세요.”

실제로 행동으로 연습한 사람들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생활 속에서 꾸준히 조금이라도 연습을 해야 ‘이상한 놈’이 되질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