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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중의 거꾸로 쓰는 금융] '현실 따로, 정책 따로' 가계부채 금융정책
김석중 금융전문기자 겸 고문  |  sjkim@econovill.com  |  승인 2017.11.30  07:50:57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7년 3분기 우리나라 가계대출 통계 잠정치에 의하면 가계대출 잔액은 1341조 2천억원이다. 

이중 시중은행들인 예금은행이 645조5천억원을 가계에 대출해 48.1%를 차지하고, 저축은행, 신협,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309조1천억원으로 23%를 차지했다. 보험, 연기금, 여신전문금융사, 주택도시기금과 주택금융공사 같은 공적금융기관과 기타가 386조6천억원으로 28.8%를 차지하고 있다. 

   
 

가계대출의 종류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으로 일컫는 한도대출, 신용카드사가 취급하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대부업자의 단기대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나, 우리 금융기관의 관행상 주로 주택을 담보로 대출(주담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정부에서 발표한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도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모든 금융회사에 적용되지만 주로 부동산관련 대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新DTI는 舊DTI의 계산식 변경을 통해 부동산담보대출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조치이다. 

구DTI에서는 상환해야 할 부채, 즉 분자를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상환액 + 주택담보대출 외 신용대출 등의 이자상환액`으로 계산하였으나, 신DTI에서는 추가로 기존 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액도 더해야 하므로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가계의 경우 DTI 계산식의 분자가 현격히 증가하도록 변경했다. 

따라서 분모인 연간소득이 고정되어 있을 경우 DTI비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어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한 DTI한도에 걸려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즉, 소득이 없거나 적은 반면 부동산만 다수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부동산을 담보로 신규로 대출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결국, 신DTI정책의 타깃은 다주택보유자, 소득없는 은퇴자 또는 다주택보유자, 일정직업 없는 무소득자에 한정됐다. 

분명히 다주택보유자의 주담대를 통한 신규 부동산투자는 불가능해질 것이나, 정부가 의도한 다주택보유자의 기존 부동산 처분은 현금성자산이나 여타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오로지 부동산만 보유하고 있는 극히 일부에게만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소득이 없거나 적어도 현금자산이나 현금성자산을 많이 보유한 다주택보유자는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LTV(Loan to Value ratio; 담보대출비율)만 충족시킬 경우 대출회수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LTV 충족이 대출가능 여부를 결정지을 주요 지표일 것이다. 

DTI는 대출가능성 자체보다 대출 후 연체가능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적당한 지표이다.  즉, 차주가 대출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잘 상환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금융당국은 DTI를 대출가능성 여부를 결정짓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DTI계산식으로는 차주의 상환능력은 오로지 연간소득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차주가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자산(예를 들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들도 당연히 상환능력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DTI를 실질적인 부채에 대한 상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하기에 미흡한 또 다른 이유는,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가계대출 즉 부동산담보 이외의 방법으로 대출을 받는 부채(예를 들어; 신용대출, 한도대출 등)의 원리금 상환액은 DTI의 분자식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DTI에서는 오로지 부동산담보대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 이외의 여타 대출 원리금 상환액도 부채에 포함되는 DSR이 시행되기 전인 2018년 4분기까지는 금융기관의 대출이자만 올리고 신용대출, 한도대출, 그 외 비부동산담보대출의 증가로 이어지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동산담보대출은 감소하더라도 신용대출은 늘어 전체 가계부채는 줄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하고 이 기회에 금융기관은 대출금리만 올리는 전형적인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창구지도를 통해 풍선효과를 막고 금리인상도 막으려 하겠지만 금융회사는 이 기회에 소비자에게 모든 것을 전가하는 영업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결국은 또 금융소비자의 효용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앞서 언급했듯이 DSR은 부동산담보대출 뿐 아니라 여타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을 부채에 포함시킴으로써 부채상환능력 지표라는 본연의 취지에 맞는 지표이다.  따라서, 가계부채 전체의 증가속도를 줄이고 억제하려는 정책목표를 위해서는 DSR의 즉시 강제화가 효과적일 것이나, 시행시기를 은행은 내년 4분기, 2금융권은 내후년 2분기로 늦추고 그것도 금융기관 자율적으로 활용하라는 것이고 비율자체도 금융기관 자율에 맡김으로써 강제성이 없는 정책이다.

 LTI와 RTI는 모두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억제를 위한 지표이다.  RTI는 부동산임대사업자에 한정된 지표로, 임대부동산의 임대료로 당해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자를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해당 임대부동산의 임대료로 대출이자도 못 갚는다거나 겨우 이자나 감당한다면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부동산임대업자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줄이거나 대출이자를 낮추거나 임대료수입은 올려야 추가적인 부동산담보 대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정책으로 신규 영세부동산임대업의 창업은 더 어렵고 부동산임대업은 고자산가만이 할 수 있는 업종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RTI가 부동산임대업자에 한정된 지표인 반면, LTI는 모든 개인사업자에 대한 지표로 개인사업자의 부채 상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개인자격으로 대출하는 모든 가계대출 및 사업자 자격으로 받는 모든 대출을 합한 전체부채를 개인 및 사업자 자격으로 벌어들이는 모든 소득으로 나누어 소득 대비 부채의 비율을 봄으로써 부채상환능력을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도 개인사업자는 사업자로서의 금융권 문턱이 너무 높아 상당부분 개인 가계대출을 통해 사업자금을 융통하는 현실이다.  자영업자의 대부분은 제1금융권에서의 대출은 꿈도 못 꾸는 실정이고 제2금융권조차도 사업자자격으로는 대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 바, LTI로 대출 억제 정책을 쓸 필요도 없다. 

오히려, 자영업자가 개인자격으로 가계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자 자격으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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