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상'은 약선, 사찰음식 전문점답게 전통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현대인들은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장시간 정신노동을 한다. ‘힐링(Healing)’이라는 말이 어느새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몸과 정신을 치유하고자 하는 현대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단연 ‘힐링음식’이 인기다.

사찰(寺刹)에서 정신 수행을 하는 승려(僧侶)들는 소화흡수율을 높이고 수행에 정진하기 위해 사찰 보양식을 먹는다. 채식 위주의 식단에도 현대인의 입맛에 어울리는 사찰 전문점 ‘고상’이 서울 중구에 있다.

승려의 삶을 살지는 않더라도 그들이 먹는 음식을 통해 한 번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은 어떨까?

1. 음식 종류 약선, 사찰 음식

2. 위치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고상'. 종각역 4번 출구로 나와 미래에셋 센터원빌딩에 위치했다.출처=네이버 지도 캡쳐

·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5길 26

· 연락처 : 02-6030-8955

· 영업시간 : 평일 11:30~22:00, 주말·공휴일 11:30~21:30(브레이크 타임 15:00~17:30)

· 메뉴

세트 메뉴 : 발우 1만9900원, 공양 3만원

도시락 메뉴 : 약선 매 1만9700원, 약선 란 2만5800원, 사찰 미 1만4900원, 사찰 선 1만9700원, 사찰 진 2만5800원

코스메뉴

실크로드A 3만9800원(점심메뉴 : 주전부리, 샐러드, 자연강정, 크림소스치킨, 소고기냉채, 밥, 국, 찬, 후식)

진상 6만4900원(할인가 4만9900원) (주전부리, 삼채샐러드, 들깨탕, 자연강정, 연잎우엉잡채, 인삼미두, 연잎밥, 국, 찬, 후식)

실크로드B 5만8000원(주전부리, 오늘의 죽, 삼채샐러드, 크림소스새우, 유자소스 매실장아찌 더덕튀김, 소고기냉채, 연잎밥, 국, 찬, 후식)

어상비건 8만4700원(할인가 6만9000원) (주전부리, 삼채샐러드, 들깨탕, 소담미두, 더덕잣무침, 연잎우엉잡채, 연꽃말이, 인삼콩떡갈비, 연잎밥, 국, 찬, 후식)

어상약선 8만9700원(할인가 7만5000원) (주전부리, 삼채샐러드, 크림소스치킨, 소고기냉채, 연잎우엉잡채, 한방오리요리, 소고기연꽃말이, 밥, 곰탕, 3찬, 후식)

비지니스비건 9만9000원(할인가 8만9000원) (주전부리, 소이커틀렛 샐러드, 송이열구자탕, 연잎우엉잡채와 오색연꽃, 콩고기냉채, 연꽃말이, 인삼콩떡갈비, 사과더덕잣무침, 연잎밥, 국, 찬, 후식)

비지니스약선 9만5000원(주전부리, 샐러드, 송이열구자탕, 연잎우엉잡채와 오색연꽃, 차돌박이찜, 연꽃고기말이, 인삼과 매운 오리. 사과더덕무침, 불고기, 밥, 국, 찬, 후식)

3. 상호

고상(高尙)은 몸가짐과 품은 뜻이 깨끗하고 높다는 뜻이다. 고상이 선보이는 약선, 사찰요리는 채식을 선호하거나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맛볼 만한 음식이다. 한국 전통미가 묻어나는 고상은 상견례나 비즈니스 모임 장소로도 인기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고상'.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고상' 내부.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4. 경영철학

고상의 음식은 사찰음식의 특징인 부드럽고 정갈한 맛을 내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에 맞췄다. 고상의 음식은 청결하고 부드러우며 법도에 맞아야 한다는 ‘삼덕(三德)’의 기본철학과 함께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를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맵고 쓰고 달고 시고 짜고 싱거운 ‘육미’를 배제했다.

송수미 대표는 “고상은 소박한 채식 위주의 특징은 살리면서도 건강을 위해 영향 균형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면서 “무엇보다 풀 한 포기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채우되 가득하지 않게, 비우되 헛헛하지 않게, 오감을 통해 음식을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요리를 한다”고 말했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고상'의 주메뉴 '삼채 샐러드'(진상 메뉴).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송 대표는 또 “음식을 만드는 과정의 순수하고 기쁜 마음, 무한한 애정을 갖고 요리하는 어버이의 마음, 누구에게나 최선을 다하는 넓은 마음, 조리 요법의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마음으로 요리를 준비한다”고 4가지를 강조했다.

5. 주메뉴

고상의 주 메뉴는 채식단으로 구성된 ‘인삼미두’와 ‘연잎밥’이다. 식사에 앞서 입맛을 돋우는 ‘주전부리’와 닭요리 ‘크림소스 치킨’도 있다.

인삼미두는 인삼튀김과 두부, 고구마, 크린베리를 튀겨 낸 음식을 나무처럼 높이 쌓았다. 여기에 헛개나무 탕수 소스가 더해져 새콤하고 고소한 맛이 균형을 이룬다. 인삼미두는 항암효과와 골다공증 예방, 노화와 비만 방지뿐 아니라 뇌의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고상' 내부.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사찰음식의 으뜸은 연잎밥이다. 그릇에 다소곳이 있는 연잎을 펴자 특유의 진한 연잎향이 올라와 존재감을 드러낸다. 성인병 방지, 노화 방지, 해독작용 등의 효과가 있는 연잎에 해바라기 씨, 연근, 호박씨, 대추 등을 넣은 연잎밥을 반찬과 곁들이면 그 매력이 배가된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고상'의 주메뉴 '진상'(가격 6만3900원, 할인가 4만9900원).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계절별로 다르게 준비되는 주전부리는 흑임자, 찹쌀, 건포도, 견과류를 물과 우유가 아닌 두유로 말린 것을 구워서 만들었다. 겉은 다소 단단하나 속은 쫀득거리는 식감과 부드러움까지 더했다.

고상에는 채식뿐 아니라 육류음식도 있다. 크림소스 치킨은 오븐에 구운 닭과 버섯, 크림소스를 곁들인 음식이다. 강하지 않는 크림소스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채식 반찬에 활력을 더한다. 송 대표는 “제일 맛있는 음식은 어머니의 음식이다”라면서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고상의 연잎밥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상의 연잎밥은 찹쌀과 잡곡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연잎은 특히 품질이 월등하다”고 덧붙였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고상'의 주메뉴 '실크로드A코스'(가격 3만9800원)의 '소고기 냉채'(왼쪽 아래)와 '크림소스 치킨'(왼쪽 위).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6. 맛의 비결

고상 브랜드는 7년째 운영되고 있다. 송 대표에 따르면 외국의 경우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이 형성돼 있지만 국내는 채식주의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고상은 건강한 맛과 현대인의 기호를 고려해서 고기류가 포함된 약선 음식도 추가했다. 약선 음식이란 쉽게 말해 약이 되는 음식이다. 고기를 사용하더라도 건강하고 품질 좋은 재료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7. 특별한 서비스

송 대표는 “고상이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고객에게 보답하는 것이 최고의 서비스라는 철학이 있다”면서 “고상은 비교적 비싼 재료값에도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하고자 서비스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자연의 정갈한 음식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매달 첫 번째 월요일 매출 중, 수익금(순매출) 전체를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만든 ‘바보의 나눔’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고상의 맛으로 받은 사랑을 사회에 보답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뜻이다.

*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는지

채식 음식의 기초(베이스) 음식은 ‘야채의 물(채수)’이다. 일반 음식은 육수나 조미료를 사용하지만 고상 음식의 채식단에는 고기나 멸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각종 야채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시마를 물에 하루 동안 담가두면 찐득거리는 물이 생기는데, 이 물로 밥을 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송 대표는 말했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고상'의 주메뉴 '들깨탕'(진상 메뉴).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연잎의 경우 무안에서 직거래 공수한다. 채수에 사용하는 재료 중 절반 정도는 송 대표가 포천에서 직접 재배하고, 나머지 재료는 농협에서 공수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소금은 신안 앞바다에서 공수하는 등 정성을 다하기 때문에 가격 원가가 비싸다.

8. 고객이 전하는 ‘고상’

고상을 찾은 손님은 “사찰음식이라는 말에 음식 맛이 심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전체 반찬이 균형 있게 어우러져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손님은 “처음 이 맛 집을 접했을 때는 다소 무거울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예쁜 그릇과 그릇에 담긴 음식이 하나의 작품을 보는 것 같다”면서 “피아노 선율의 잔잔한 음악이 음식과 한데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 평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