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위기를 촉발하고 그 관련 논란을 확산시키는 사람이나 단체 등을 원점이라고 정의할 때 말인데요, 그 원점을 가장 우선 관리하라고 하더군요. 근데 대부분 그 사람이나 단체와의 합의나 관리를 주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진짜 원점은 사실 그 사람이 제기한 ‘문제 그 자체’가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위기관리에서 위기 시 기업이 신속하게 잘 관리해야 한다는 ‘원점(Source)’은 사람, 단체 그리고 위의 문제 자체를 포함한 의미로 쓰입니다. 일단 위기가 수면위로 떠올라 공격성을 가지게 되었을 경우 시급히 관리해야 하는 대상은 그 문제를 제기하고 활성화하는 사람이나 단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위기의 원점이라는 개념으로서는 그 사람이나 단체가 제기하는 문제 그 자체가 원점일 것입니다.

불행히도 집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죠. 일단 그 화재가 발생한 지역이 큰 저택의 한 구석인 안방이라면 그 안방이 화재의 ‘원점’이 되겠습니다. ‘발화점’이라고도 하죠. 그 발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소방 작업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안방에 인화물질이 남아 있다면 더더욱 해당 발화지점에 대한 철저한 소방작업은 필수입니다.

그와 함께 추가로 화재 지역이 확산되지 않게 조치하는 것 또한 위기관리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만약 안방에서 발화된 불이 자신의 꼬리에 붙은 채 놀라 여기저기 집안을 돌아다니는 강아지나 고양이들을 잡아 붙은 불을 꺼주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곧 집 전체와 집 안팎으로 불이 여기저기 번져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의(?) 강아지와 고양이 꼬리에 붙은 불을 잡아 꺼주지 않은 채, 여기저기 따라다니며 방바닥에 소화기만 뿌려댄다 해서 화재가 곧 통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불은 여러 장소에 더 심하게 옮겨 붙습니다. 그 화재를 전이 확산하는 주체를 필히 관리하라는 의미로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원점과 원점관리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그 ‘문제 자체’는 곧 안방에서 타오르는 최초 불 그 자체입니다. 당연히 관리해 다시는 발화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만약 그 안방의 인화물질을 그대로 방치한 채 눈에 보이는 불만 끄다가는 또 다시 언제 제2 제3의 화재가 발생할지 모르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이 어떤 위기를 맞았을 때 원점관리 차원에서 그 발화된 위기를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해당 위기가 자사의 불법적 행위 때문이라면, 보다 준법적인 체계를 갖추어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맞습니다. 해당 위기가 일부 비윤리적 임원들에 의한 것이었다면, 그 직원들을 규정에 따라 조치하고 다시는 유사 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최선은 다했는데도 미비한 안전 시스템이 위기를 통해 발견되었다면, 더욱 더 안전 시스템을 개선 강화 발전해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원점관리일 것입니다. 기업 문화나 관행이 문제가 되어 부정적 이슈가 되어 자사에 타격을 주었다면, 그 기업문화나 관행을 시원하게 개혁하는 수 외에 더 나은 원점관리는 없을 것입니다.

진짜 원점인 그 문제를 외면하거나 그대로 보존한 채, 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나 단체만을 관리하려 노력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원점관리나 위기관리가 당연히 아닙니다. 더구나 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적’으로 간주하고 그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하는 대응입니다.

실제 케이스들을 보면 내부고발 형식을 띠고 기업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에 대해 그 사람 자체를 반기업적인 사람으로 공격하는 이슈관리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를 폭로하는 사람의 신뢰를 떨어뜨려 언론이나 규제기관 또는 시민단체들이 그의 주장을 믿지 않게 만들려는 목적입니다.

그러나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해당 문제를 원점관리 차원에서 신속 개선하고 해결하는 동시에, 문제를 지적하고 나온 사람이나 단체를 끌어 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주문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명성, 재무, 노력, 신뢰, 이미지 등의 관점에서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보이는 것이 곧 실체가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