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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리리더] 포르투갈 스마트팜 쿨팜이 한국에 온 까닭은쿨팜 코리아 주엘 이고르 대표 "한국은 스마트팜 최적지, 유기농 발전 큰 도움"

오랫동안 심장질환을 앓았던 포르투갈의 젊은 기업가가 깨끗한 음식과 채소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기업가는 자기 친구 네 명과 함께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에도 끄떡없는 실내농장을 기획했다. 포르투갈 스마트팜 벤처인 ‘쿨팜’(Cool-Farm) 최고경영자 주엘 이고르(33) 씨의 이야기다. 그는 세계적인 도시농업 컨퍼런스인 애그테크 엑스(Agtech X)의 자문위원이고, 독일에 위치한 수직농장협회(Association of Vertical Farming) 회원이기도 하다. 이고르의 부인이자 공동창업자인 릴리아나 마르크스(Liliana Marques)는 '2016년 포르투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쿨팜 코리아 주엘 이고르 대표(좌)와 김종랑 마케팅 부장(우)(촬영=천영준 기자)


=쿨팜은 올해 초부터 한국 판교 테크노밸리의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아시아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 시장의 높은 ICT 이해도,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와 같은 여러 국가들에 대한 접근 편리성 때문이다. 쿨팜은 2015년 스타트업 팀 형태로 만들어져 오스람과 영국 투자청,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투자를 받았고 2017년에는 ‘쿨팜 인스토어’(Cool-farm Instore)라는 법인이 출범해 3백만 유로(한화 3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쿨팜은 2018년 국내 모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한국에 공장을 설립한 뒤 아시아 전역으로 실내농장 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22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쿨팜 코리아의 대표인 주엘 이고르(33) 씨와 김종랑(34) 한국 마케팅 부장을 만났다.

노동력 절감ㆍ무균처리ㆍ농산물 선도가 핵심 경쟁 우위

이고르 대표는 “새로운 실내농장 제품의 핵심 요소는 노동력 절감과 무균처리 기능, 신선도 관리를 효과적으로 통합해야 만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쿨팜 시스템 안에는 작물들을 작은 패키지 박스 안에서 재배한 다음, 그대로 판매할 수 있게끔 모듈 공정이 구현되어 있다. 쿨팜 인스토어 내부 구조물들도 모두 모듈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최저 30평부터 100평까지 사용자가 필요에 맞게 모듈을 탈부착해 조립할 수 있다. 수경재배 배양판ㆍ수직이동 리프트ㆍ적하 시비법 시스템ㆍ작물 관측 센서LED(발광다이오드) 배양광ㆍ무균실 등이 핵심 부품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이고르 대표는 “실내 농장을 짓는 누구나 물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며 “기존의 농업 방식보다 농업 용수 이용을 90% 이상 절감하고 살충제ㆍ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무균 관리를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쿨팜 인스토어 제품에는 작물의 씨가 배양된 상태로 제공되는 ‘플랜트박스’(Plant box)가 장착돼 있다. 여기서 자라난 작물들은 세척할 필요 없이 밑동만 자르면 언제든 고객에게 판매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다른 수경재배 시스템들은 실내농장을 돌아다니는 물이 오염되면 모든 작물들도 피해를 입게 되어 있다. 그러나 쿨팜은 개별 플랜트 박스를 조립해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오염 성분이 확산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 쿨팜 인스토어의 내부 구조. 모듈 형태로 되어 있어 탈부착이 수월하다(제공=쿨팜)

“수경재배 시스템은 유기농 장인들을 도울 수 있다”

최근 미국 농무부는 수경재배 작물에 대한 유기농 인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로 인해 전통 유기농 종사자들이 ‘실내 농장’ 운영 기업에 대해 강한 반감을 품고 있다. 이고르 대표는 “실내 농장에 대한 유기농 전문가들의 비판적인 시선을 이해한다”면서 “결국 실내농장은 기업들이 운영하는 것이고, 유기농 전문가들은 장인 정신을 갖고 있는 소농(小農)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이해관계 상의 갈등”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통 유기농 전문가들이 하는 것처럼 5년 이상 윤작을 실천하더라도 오염된 물과 주변 농장의 공기 때문에 친환경 농사가 방해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토양 진단을 통해 적정량만큼만 비료를 뿌리고 천적 농법을 통해 인위적인 약품 사용을 줄이는 데에도 한계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고르 대표는 “최근 실내농업 전문가들은 조금 더 체계화되고 통제된 환경에서 후기 친환경 농업(Post-Organic)을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랫동안 역사와 전통을 지켜 온 유기농 장인들의 열정을 존중하되, 시스템이 그들의 노력을 더 보조해 줄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 쿨팜 인스토어의 모바일 디바이스 상 통제 화면(제공=쿨팜)


“아시아야말로 수경재배가 가장 잘 맞는 국가”

이고르 대표가 보수적인 한국 농업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한국이 다양한 ICT 기업이 발생한 매력적인 국가라는 점을 무시 못하지만, 가장 큰 관심요소는 고도 성장의 여파로 남은 환경 파괴”라고 전했다. 한국 이외에는 토양 오염과 농업 용수 오염이 심각한 인도나 중국 등이 ‘실내농업을 필요로 하는 시장’으로 지목됐다. 이고르 대표는 “전세계 야채의 70%를 아시아 시장에서 소비한다”며 “상당수 국민들은 더 이상 자국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의 신선도를 믿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랑(34) 쿨팜코리아 마케팅 부장은 “ICT 이해도가 높은 한국에서 쿨팜 인스토어 기기를 양산한 다음, 주변 국가와 동남아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들의 예민한 반응을 읽어내기 쉬운 한국에서 스마트 농업의 가능성을 발견한 뒤 인접 지역으로 뻗어나가는 전략이다. 또 한국 농업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수경재배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편이다. 수경재배 농장은 워터펌프를 이용해 물을 순환시켜야 하기 때문에 시설비와 에너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비싼 단가 때문에 스마트팜 도입이 늦은 편이다. 김 부장은 “가격과 어려운 사용법 때문에 걱정하는 지역 농민들에게 쿨팜의 편리함을 직접 체험하게 해 보고 싶다”며 “농협과 같은 지역 협동조합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현재 쿨팜 인스토어 1대(30평 기준)당 가격은 2억 원이다. 토마토ㆍ상추ㆍ바질 등을 생산할 수 있다.

▲ 쿨팜의 실내농장 제품 '인스토어'(제공=쿨팜)


한국에서는 호텔ㆍ백화점ㆍ대형마트 공급 기대

쿨팜은 현재 국내 모 대기업과 제휴해 실내농장 제품의 생산 단가를 낮추고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의 실내농장 시스템은 유럽산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높아 양산을 통해 단가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고르 대표는 “정기적으로 대규모의 인원에게 식사를 제공해야 하는 곳에서 실내농장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ㆍ백화점 등 까다로운 수요자들이 있는 곳 뿐만 아니라 학교ㆍ지자체 급식 시장도 노려볼 만 하다”고 분석했다. 30평짜리 실내농장 제품에서 매달 제공 가능한 작물은 최대 650 킬로그램이다. 쿨팜은 작은 양의 농산물을 재배하길 원하는 사용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미니 인스토어’도 개발할 계획이다.

“앞으로 건강에 신경 쓰는 식료품 구매자는 점점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누구나 가정에서 안심하고 사 먹을 수 있는 실내 농업 시스템을 정착시키려고 한다.”

천영준 농업ICT 전문위원 겸 에디터/공학박사  |  taisama@econovill.com  |  승인 2017.11.28  14: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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